올시즌 향방을 가를 제일 핵심 키워드는 '피지컬'임
제곧내...는 아니고,
나는 예전에도 올 시즌 우리팀의 체력수준이 타 팀에 비해 너무 떨어졌고, 그게 승패를 가른 핵심 요소 중 하나라고 얘기한 바 있어 (참조: 데이터로 보는 2022시즌 수원: 체력의 중요성)
이에 더해, 병근이형이 주닝요 코치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필드 플레이어 5-6명은 경기당 11-12키로를 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는데, 그마저도 주닝요 코치가 "아 헐 난이도가 높네용 ㅎㅎ" 하며 좀 난색을 표했었다고 해. 지구력이 뭐 하루이틀 내로 올라오는게 아닌걸 생각하면, 수원삼성 선수들의 대다수가 경기당 11-12키로를 목표로 뛸 수 있는 지구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말이 되는거지.
참고로 2017년 기준 프리미어리그 평균 활동량이 경기당 10.5키로임 (공격수가 평균을 깎아먹는데, 미드필드는 11.57키로 - 딱 병근이형이 원하는 스펙임). 아마추어 레벨이 8키로 조금 아래고. 만약에 우리 선수들이 작년에 경기당 평균 10.5키로를 너끈히 뛸 정도의 레벨이었으면 주닝요 코치 입에서 어려운 과제라는 말이 나왔을까 싶어. 그냥 그정도로 작년 피지컬 레벨이 실망스러웠다는 얘기.
축구는 빌드업도 좋고, 시스템도 좋고, 전술이니 기술이니, 이런것도 다 중요하지만, 모든걸 다 떠나 "상대와 맞서 싸워 우리 골대를 최대한 지키며 상대편 골대에 공을 집어넣는" 게임임. 이걸 잘 하려면 상대보다 더 빠르게 뛰고, 더 강하게 맞붙고, 더 정확하게 공을 차야 한다는거. 그리고 그걸 잘 하려면 강한 신체와 뛰어난 지구력, 그리고 90분 내내 집중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해. 90분 경기를 매주 소화할 수 있는 기본이 탄탄해야 그 위에 전술과 기술을 입힐 수 있는거야.
볼 차본 형들은 알거야. 힘들면 패스도 안나가. 패스가 안나가는 상황에서 후방 빌드업이니, 공격대형이니 이런건 그냥 꿈같은 이야기임 ㅋㅋㅋ
수원의 체력적인 문제는 크리그 테크니컬 리포트의 수원 분석에도 잠깐 나타나. 연맹은 우리 팀의 약점을 크게 두가지로 나눠:
1) 수비와 미드필드의 밀집 시 공격루트 미비
2) 압박 간격 불규칙하고 순간적으로 공간을 허용
연맹이 영상으로 잘 정리해놔서 링크 남겨놓을게: 수원 키피쳐스 2022 K리그 테크니컬리포트
공격루트 미비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연맹이 집는 수원의 압박 간격이 불규칙하고, 순간적인 공간 허용은 그냥 매 경기 집중력의 문제야. 힘들던, 딴 생각이 나던 자기가 있어야 할 위치를 제때 선점하지 못하고, 잠깐 집중력을 잃어 어영부영한 사이에 상대 선수가 침투할 공간을 허용한거임. 사실 수원이 작년에 들고온 수비 442 대형 자체는 연맹에서 키 피쳐로 지목할 정도로 괜찮았었어. 어쩌면 우수답안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기본적이고. 그저 안된거지. ㅋㅋㅋ
또, 공격시 문제도 영상에서 스플릿 대구전을 예시로 들었지만, (주로 측면 공간으로 제때 내주지 않아 생긴) 미드필드에서의 답답함은 둘째 치더라도, 미드필드에 옵션을 주는 움직임이 너무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이 확연히 보여.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그 근간은 힘들어서, 또는 나중에 힘들걸 알기 때문에 체력을 쏟지 못하는 문제가 한켠에 자리하고 있을거야.
따라서 올 시즌에 좋은 성과를 낸 전문가를 영입해 체력을 잘 보강하려는 건 나는 정말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해. 여기에 더해 우리가 뎁스부족으로 탈탈 털렸던 중앙 미드필드에 퀄리티 있는 선수들이 가세해 어느정도 더블 스쿼드를 구축하기도 했고. 이 선수들을 개막 전까지 얼마나 잘 준비시키는게 이번 시즌의 성패를 가를거라 생각해. 그 바탕이 서면 선수들이 "해주"든, 아니면 감독이그린 그림 (아마 작년과 비슷하게 중앙밀집으로 만든 측면 공간을 이용해 속도감 살린 공격패턴을 보이지 않을까 짐작함)을 제대로 수행해내든, 뭔가 제대로 된 축구를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이제 병근이형의 진짜 능력도 가늠할 수 있겠고. 최선을 다해 보강도 했겠다, 시즌 준비도 다 처음부터 했겠다, 이번 시즌이 진짜 시험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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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쓰기운동을 축구 테니스 스쿼시 많이하는데
어찌됐든 모든운동에서 실력이 비슷하면 끝에 승리가져가는건 체력좋은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