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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칼럼

수원에 "U자 빌드업"과 롱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 - 수원 후방 빌드업 구조의 결함

조회 수 1122 14 66
https://bluewings1995.com/free/1121303 복사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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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맛


작년 이병근 감독 체제 하에서 가장 전술적으로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올 시즌 1라운드에도 반복되었고, 몇몇을 제외하고는 큰 틀에서 전술적으로 작년과 달라진 점이 없었기 때문에 경기 끝나고 우리팀에 대해서 아무런 후기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게시판을 보니 우리팀의 현재 공격 전술 상태에 대해 평가가 갈리는 듯해서 현재 수원 공격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정확한 상태 진단을 해보려고 합니다.

당연히 작년에도 지적했던 내용이 일부 재탕될 수 있어서 이미 알고 계신 분들은 스킵하셔도 됩니다.





지난 경기 광주의 수비 포메이션(광주의 자세한 수비전술은 다음 링크 : https://www.flayus.com/105295486)과 수원의 후방 빌드업 구조를 보면 위와 같습니다.


수원 빌드업 구조의 핵심적인 문제점은 터치라인과 하프스페이스를 각각 누가 점유할지에 대한 동선 정리가 안돼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위에 표시한 것처럼 윙어와 풀백이 모두 터치라인에 위치하는 중첩 문제가 발생하고 그 반대급부로 중앙 및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는 선수가 없는 것이 현재 수원의 후방 빌드업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지난 경기 전반전 수원은 고승범을 왼쪽 숫자 싸움에 가담시켜 주로 왼쪽에서부터 빌드업을 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이유인 즉슨 이기제, 고승범, 김보경의 동선과 포지셔닝이 효율적으로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위 그림에서 표현한대로 후방에서 빌드업을 시작하는 이기제, 그 위에서 볼을 받는 고승범, 레프트 윙인 김보경 모두가 터치라인에 위치하는 그림이 자주 보였고 그 누구도 이미 자리잡은 광주의 수비수들을 교란해 하프스페이스에 공간을 만들거나 하프스페이스에 직접 포지셔닝해 볼이 가운데로, 또 전방으로 나올 창구가 되어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숫자싸움을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동선이 효율적으로 정리되지 않아 볼이 전방으로 나갈 구멍이 없다보니 결국 볼이 다시 후방 수비라인을 거쳐 반대로 전환되는 장면만이 반복적으로 나왔습니다.





이렇게 볼이 반대로 전환되었을 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빌드업 패턴은 전방의 투톱을 향한 단조롭고 긴 패스였습니다.


볼이 오른쪽으로 전환되더라도 수원의 우측 윙어와 풀백 역시 마찬가지로 모두 터치라인에 위치하고 있어서 중앙 및 하프스페이스에는 볼을 받아줄 선수가 부족합니다.

따라서 수원의 이러한 전환 플레이로 광주의 수비 간격이 잠시 벌어지더라도 그 벌어진 사이 공간을 통과하는 숏패스 빌드업이 이뤄지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원래라면 최소 이런식의 빌드업 구조를 사용해야 합니다.

위 그림은 442(4231) 계열의 포메이션을 쓸 때 가장 널리 쓰이는 클래식하면서도 심플한 빌드업 구조입니다.

(K리그에서는 수원과 같은 포메이션을 쓰는 포항이 이런 빌드업 구조를 사용합니다.)


후방은 2명의 센터백과 2명의 볼란치가 공조해 후방 점유를 하고(그림은 볼란치 한명이 내려와 라볼피아나를 형성한 상황),

양쪽 풀백이 올라가 터치라인을 점유하며,

양쪽 윙어들은 좁혀서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합니다.






이러한 구조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의 예시는 위와 같습니다.

사이드에서 빌드업을 시작할 때 전방에 패스 옵션이 되어줄 선수가 많고 (즉, 중원 숫자싸움 우위) 사이드를 수비하는 상대 선수에게 이지선다를 강요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지선다 구조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것이 벤투의 대표팀이었습니다. 벤투호가 풀백을 적극적으로 올렸던 것은 전방에 항상 위와같은 이지선다를 만들기 위함이었습니다.






여기에 스트라이커 한명이 사이드 숫자싸움에 가담해 4인의 숫자를 맞춰주면 더욱 좋습니다.

그렇게 할 때 위와 같이 다음 전진 패스 옵션이 생기고 위와 같이 파이널서드까지 매끄러운 전진이 가능합니다.




이런 빌드업 구조에 기반한 빌드업이 단적으로 드러난 이번 라운드 포항의 골장면입니다.


볼란치가 볼을 잡고 후방 빌드업을 시작할 때 처음 받아주는 선수는 가운데로 좁혀들어온 오른쪽 윙어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터치라인 깊숙히 벌려서 전진해있는 풀백이 공을 받습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윙어와 풀백 모두 터치라인에 서서 가운데 공간에는 패스를 받아줄 사람이 부족한 수원과 뭐가 다른지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볼이 다시 가운데로 들어오고 그 사이에 벌어진 대구 수비 사이로 볼이 바로 투입됩니다.

포항은 이런식으로 빌드업 구조를 만들어놓고 상대 수비를 흔들며 그때문에 벌어지는 틈 사이로 전진패스를 넣는 것이 선수들 사이에 체질화 되어있습니다.

물론 그 이후 마무리 작업은 선수 개인의 기량과 좀 더 디테일한 패턴플레이가 필요합니다만 어쨌든 포항은 수원처럼 최소한의 후방 빌드업에 애를 먹지는 않습니다.






매우 거창하게 적은 것 같지만 사실 현대 축구에서 이정도 빌드업 구조는 아주 기초 중의 기조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보통 빌드업 구조를 만들어 놓더라도 그 이후에 실제로 전진하는데 필요한 선수들의 기술적인 문제나 디테일한 패턴에 고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우리팀처럼 "최소한의 빌드업 구조" 조차 망각한 팀은 프로는 물론 대학무대에서도 찾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제가 누차 이병근 감독에게 프로 감독으로서의 최소한의 소양 조차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전에 우리팀이 만들어낸 좋은 공격 장면과 찬스가 있지 않았냐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실겁니다.


우리팀이 가진 구조적인 문제점, 즉 전방 중앙과 하프스페이스에 숫자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전진이 가능했던 이유는 바사니, 아코스티같은 선수들이 좁은 틈과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피지컬과 기술로 볼을 키핑하고 동료에게 빼내주는 능력이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경기 직후에 썼듯이 이것이 이병근 감독으로 하여금 김보경이 아닌 바사니를 중앙에 쓸 수밖에 없도록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광주전에는 광주 선수들의 심리적 긴장으로 인한 실수, 판단 미스도 한 몫 했습니다. 무리하게 달려들다가 제쳐진다던지, 몸싸움과 수싸움에서 밀린다던지...


결국 지난 경기 정도로 우리와 상대 간 선수단 체급차이가 나지 않는 이상 저렇게 "좁은 공간,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볼이 살아나오는" 상황이 자주 나오지는 않을거라는게 개인적인 생각이고 "현재 수원의 공격 퀄리티"에 대한 진단입니다.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감독은 갈수록 트렌드에 맞춰서 발전하는 K리그 1에서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도록 현대 축구 빌드업 구조에 대한 이해, 실전적인 빌드업이 가능케 하는 훈련 세션을 보유한 사람입니다.

현재처럼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해줄" 수 있는 선수만을 원하고 경기가 끝나면 "부족한 찬스 횟수"가 아니라 "찬스를 살리지 못한 선수"를 탓하는 감독이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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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ㅅㅅㄱㅅ 23.02.28. 21:55
첫문단부터 마지막문단까지 내가 하고싶은말
다 써놨다

요약하자면

1. 하프스페이스 활용 안되면서
숫자 싸움 X -> 공격작업 단순화

2. 잘만든 장면은 바사니 아코스티 몸빵

3. 뒤에서부터 나가는 방법이 없으니까
공격 안됨

4. 이병근은 수준미달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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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훈맘 23.02.28. 22:09
개공감이다. 왼쪽에서 공격전개하고 있는데
오른쪽에서 아코스티 김태환 둘다 사이드라인에 있더라 ㅋㅋㅋㅋㅋㅋ n석에서 보면서 실소나왔음 ㅋㅋㅋㅋ 이게 진짜 1부리그 감독의 코칭인가 싶었다 씨발 ㅋㅋㅋㅋ
댓글
ㅇㅅㅅㄱㅅ 23.02.28. 21:55
첫문단부터 마지막문단까지 내가 하고싶은말
다 써놨다

요약하자면

1. 하프스페이스 활용 안되면서
숫자 싸움 X -> 공격작업 단순화

2. 잘만든 장면은 바사니 아코스티 몸빵

3. 뒤에서부터 나가는 방법이 없으니까
공격 안됨

4. 이병근은 수준미달
댓글
갈비슬레이어오동석 23.02.28. 21:58
고승범의 위치가 확실히 너무 어정쩡했음

자꾸 불투랑 이기제 사이에서 전진도 못하고 빌드업 셔틀만 함
댓글
ㅇㅅㅅㄱㅅ 23.02.28. 22:00 @ 갈비슬레이어오동석
빌드업 셔틀 수행 할 수 있는 이종성이 있는데 고승범을 저따 쳐박은건 감독지시겠지?
댓글
ㅇㅅㅅㄱㅅ 23.02.28. 21:59
그리고 축구 잘하는팀들 기준으로

요즘 어떤 축구팀이 공격 나가는데
측면에 윙어랑 풀백을 동일선상에 두냐

아무리 축구에 정답이 없다지만
오목 두냐?
댓글
창훈맘 23.02.28. 22:09
개공감이다. 왼쪽에서 공격전개하고 있는데
오른쪽에서 아코스티 김태환 둘다 사이드라인에 있더라 ㅋㅋㅋㅋㅋㅋ n석에서 보면서 실소나왔음 ㅋㅋㅋㅋ 이게 진짜 1부리그 감독의 코칭인가 싶었다 씨발 ㅋㅋㅋㅋ
댓글
수원조아효 23.02.28. 22:16
이걸 보니 진짜 우리팀 무전술인걸 알겠네요.. 하 이 스쿼드로..
댓글
이병근 23.02.28. 23:59
대구시절 대구팬들한테도 지적되던건데 이런사람을 왜 선임한건지 이해가 안감ㅋㅋ
이병근언제꺼져 23.03.01. 01:43
뭐 찬스가 많이 나왔다 감독 탓보단 심판 탓이다 이런 글들이 자주 보였는데

사실 그 찬스 중 감독이 있었기에 나온 찬스는 없었다고 생각
댓글
만두신속배달 23.03.01. 03:45 @ 이병근언제꺼져
어떻게든 바사니가 볼을 받으면 패턴이 발동이 되니까 그 단계까지만 도달하면 감독이 구상한 그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는데, 거기까지 운반하는 과정이 몹시 아쉬웠던거지 ㅋㅋㅋ 본문 그림대로 광주 밀집수비를 벗어나기 위해 측면을 이용하거나, 중앙수비를 넘긴 롱볼을 사용했는데, 여러가지 한계로 인해 지속적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

달리 말한다면 후방에서 하프라인 선을 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하겠음. 이건 우리 준비 미비일수도, 광주가 정말 잘 준비해서일수도 있고, 아니면 그 둘다일지도.

사실 광주의 압박 강도와 공간의 좁음을 생각하면 본문이 제시하는대로 중앙으로 윙어가 밀집해 들어가는 것도 썩 좋은 해답은 아니거든. 우리 선수들이 뭐 이니에스타처럼 신들린 탈압박을 밥 먹듯이 할 수 있는게 아닌 이상 볼을 받아 돌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고, 패스를 넣을 공간도 너무 좁기 때문에.
만두신속배달 23.03.01. 03:38
우리 빌드업은 어떻게 보고있나 몹시 궁금했는데 정리해줘서 고마워 형 아주 재미나고 유익하게 잘 읽었어.

개인적으로 빌드업엔 모범답안은 없고 상황에 대한 해결만 되면 좋다 생각하는지라 사실 패스로 푸는것도 있지만, 온더볼로 해결하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그런 의미로 두번째 그림에서 패스로 풀지 못하면 김보경이 볼을 받아주면 김보경 뒤로 남는 공간을 이기제가 점유하는 것도 좋았을거 같아. 물론 광주전엔 그런 움직임이 적어도 (경기 전에 준비했던 모습일) 전반엔 거의 나오질 않았고. 후반에 기제가 더 올라가면서 좀 더 나아졌지만.

재밌는게 우측에서 고명석에게 볼을 받는 김태환은 볼을 운반하며 같이 움직이는 중앙, 그리고 우측 윙어와 연계해 그렇게 돌파하는 장면이 (비록 해결은 안됐을지언정) 퍽 자주 나왔는데, 왼쪽에선 왜 그러질 못했는지 아쉬워. 내가 고리타분한지도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비대칭보단 측면을 모두 활용해서 좀 더 과감하게 축구하는걸 낫다고 보는지라 그런 비대칭형 전개가 우리 팀 사정을 생각하면 많이 아쉬웠어.

모르긴 몰라도 올해부터 중앙 스페이스 점유의 중요성을 모르는 팀은 드물거라 생각해서 아마 광주마냥 좁게 서려는 팀이 많을건데, 그 새로운 난관을 어떤 루트로 공략해서 서드 스페이스까지 유기적으로 볼을 운반하느냐가 제일 큰 과제가 아닌가 싶음. 광주전에서도 보이듯 거기까지 운반을 하면 번쩍이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런 모습이 경기에 고작 서너번밖에 못나오면 이기기 어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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