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 톱을 멋진 조연으로 활용한 벤투호의 현명함
조규성-김건희 투 톱, 명품 조연
지난 토요일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 벤투 감독이 이번에는 투 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다음 주부터 이어지는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두 게임에서 우리를 상대할 두 팀(레바논, 시리아)이 수비 숫자를 비교적 많이 둘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격수의 숫자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 선수들이 잘 알고 뛰었다는 점이다. 조규성과 김건희 두 골잡이에게 단순히 공을 몰아줘서 골 부담을 주기보다 그 둘을 지혜롭게 활용하여 동료 미드필더들을 더 빛나게 만드는 전술을 펼친 덕분에 과정과 결과를 모두 얻어냈다고 말할 수 있다.
게임 시작 후 20분만에 얻어낸 첫 골은 상대 수비수들이 우리 팀 투 톱 수비에 몰린 틈 속에서 얻어낸 것이다. 풀백 이용의 공간 패스를 받은 권창훈이 자신이 즐겨 쓰는 왼발이 아닌 오른발 크로스로 골문 가까운 쪽 위험 지역을 노렸고, 몰도바 골키퍼 크리스티안 아브람이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이 뒤로 흘러나와 미드필더 김진규가 두 게임 연속 득점 기록을 찍어냈다.
32분에는 백승호가 직접 프리킥 기회를 과감한 오른발 킥으로 차 넣었다. 여기서도 몰도바 수비벽 옆에 기다리고 있던 김건희가 움직이며 상대 골키퍼 시야를 흐리게 만든 것이 간접 도움을 준 셈이다. 명품 조연에게 붙는 수식어 신 스틸러 바로 그 모습이었던 것이다.
후반전 시작 후 2분만에 터뜨린 추가골이 압권이었다. 이 게임에서 우리 팀 투 톱 역할이 무엇인지를 잘 알려주는 명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미드필더 권창훈이 드리블 속도를 높이기 시작하며 조규성과 짧고 빠른 2:1 패스를 시도하더니 한 단계 더 변속 기어를 넣었다. 그리고는 김건희와도 완벽한 2:1 패스를 주고받으며 좁은 공간을 빠져나갔다. 각도를 줄이며 몸을 날린 몰도바 골키퍼 크리스티안 아브람을 살짝 피해 왼발로 마무리한 골까지 보는 이들이 입을 다물 수 없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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