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슈퍼스타 길러낼 '수원 유스' 코드 짜는 백승주 감독, "예쁘게 차는 것보다, CB라도 한 명을 제칠 수 있는 선수"
수원 삼성 U-18 팀, 매탄고등학교의 리더 백승주 감독을 만났다. 백 감독은 현재 매탄고를 이끌고 2023 GROUND.N K리그 유스 챔피언십에 참여하고 있다.
백 감독은 관계자들로부터 호평이 자자하다. 수원 관계자는 "이런 유형은 처음이다. 프로 사령탑까지 통틀어서 이런 지도자는 정말 처음이다. 다른 팀 지도자들로부터도 연락이 많이 올 정도다"라면서 근처에서 지켜본 백 감독을 호평했다.
백 감독은 큰 그림을 그린다. 프로 지도자가 되어 보다 높은 영역에 도전하기 보다는, 모든 것의 토양이 되는 유소년에서 '가장 앞서가는 시스템'을 구현하고 싶어 한다. 수원에서 그걸 이루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고, 그렇게 코드를 짜두면 K리그 유스 토양에서도 손흥민이나 이강인 같은 '돌연변이'가 나올 수 있다고 확신한다.
Q. 현재 매탄고 선수들에게는 어떤 식으로 동기부여를 하고 있을까?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경쟁을 시키지 않는다. 포지션마다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동기부여로 경쟁을 시킨다면, 그걸 이뤘을 때 다음의 동기부여가 없다. 그래서 나는 팀의 업무를 만들어준다. 팀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장기적 목표를 준다. 함께 가며 이룰 수 있게끔, 팀이 같은 곳으로 갈 수 있게끔 그렇게 지도한다."
Q. 수원 유스에 무엇을 정착시키려고 하는가?
"내가 수원에 오기 전부터 유스 게임 모델은 만들어진 상태였다. 유스를 일원화하는 방향성은 출발이 됐다는 뜻이다. 다만 디테일이 부족해 그걸 채우고 있다. 게임 모델도 연령별에 맞게 명확하게 짜고 있다. 구단의 철학 안에서 시스템화를 진행하고, 코칭 철학과 축구 철학을 나눠서 세부적으로 정리하려고 한다. 구단을 앞서가게 하기 위해, 큰 틀에서는 유럽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스타트는 끊었다."
Q. 수원의 게임 모델은 무엇일까?
"주도하는 축구다. 주도하는 축구를 위해서는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고 반응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생각하는 축구 선수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장기적 목표라면, 팀 안에서 나온 선수들이 프로에 데뷔해 해외 진출까지 해야 한다. 수원 유스가 K리그 안에서 롤 모델도 돼야 한다."
Q. 매탄고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나?
"우승이 목표가 아니다. 선수를 프로에 올리는 게 목표다. 특징 있는 선수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 특징 있는 선수들을 찾는 건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다. 우리팀 스카우트에게 말한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라가는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볼을 예쁘게 차는 선수가 아니라, 지금 당장 한 명을 제칠 수 있는 선수를 찾으라고. 패스와 컨트롤을 잘하는 게 아니라 한 명을 제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드리블을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계속 시도할 수 있는 도전적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실수를 계속 지적하면 밋밋한 선수들이 나올 뿐이다. 초등학교 때는 드리블을 많이 시도하고, 중학교 때는 인지를 발달시켜야 하며, 고등학교 때는 숙련이 돼야 한다."
"어린 나이에 실패를 경험해야 한다. 지금은 실패를 경험할 수 없는 환경이다. 제치고 나가려다가 골을 먹으면 팀에 피해가 간다.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 습관이 생긴고, 그러면 선수는 밋밋해진다. 어느 포지션이든 선수를 제쳐야 한다. 센터백이라도 한 명을 제치고 나올 줄 알아야 한다. 기술을 쓰든, 동료를 활용하든, 공간을 쓰든, 제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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