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김병수인가
이 글이 어떤 평가를 받아도 상관없다. 병수교 신도냐고 해도 좋다. 함부로 존함을 적다니, 병멘이 네 친구냐 XXXX야, 그렇게 말해도 좋다. 팀이 2년째 강등 위기, 친숙한 사람이든 초면인 사람이든 수원 삼성 블루윙즈 팬이라 그러면 비웃거나 안쓰러워하는 시선, 그 모든 걸 기꺼이 감당하는 판에 이 글이 어떤 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감당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김병수 체제가 출발할 당시 나는 의문을 표했다. 증인도 있다. 그때 내가 의문을 품은 이유는 이랬다. 1) 프로에서 충분히 증명한 감독이 아니다. 2) 그가 추구하는 전술을 구현하려면 오랜 시간이나 좋은 선수 다수가 필요하다. 3) 전반적으로 유연성이 떨어진다. 결국 이 모든 걸 모아보면 과연 '소방수'로서 적절한가 하는 것이었다. 당장 올 시즌 잔여 기간에 수원을 살리기에 적합한 인물인가, 그것이 문제였던 셈이다.
김병수는 영남대 감독 시절의 전설이 축구 관계자들 사이에 워낙 널리 퍼진 탓에 '천재 전술가'의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주의할 점은 김병수가 이런 세간의 평가를 완강하게 부정하고 오히려 부담으로 느꼈다는 사실이다. [스프츠니어스 2019. 3. 4.]
K리그에 전술가가 존재하는가, 기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주제다. 전술은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는가, 모 팀에서 탈주한 감독이 한 말이지만 "축구에서 전술은 과대평가되어있다"는 촌평이 적어도 가끔은 유효한 것 같다. 심지어 김병수도 취임 후 첫 훈련에서 짧게 한 말이지만 "전술이란 게 큰 게 아니야"라면서 오히려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다잡으려 했던 것이 사실이다. [수원삼성 블루윙즈TV 2023. 5. 10.] 더욱 확실한 건 김병수가 '천재 전술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노력만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은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이제 몇 가지 냉정하게 짚어보자. 올 시즌 수원의 감독이 현재까지 기록한 성적을 보면 이병근은 8경기 2무 6패(승점 2), 최성용은 3경기 1승 2패(승점 3), 김병수는 18경기 4승 5무 9패(승점 17)다. 김병수 부임 이후 같은 18경기 동안 강등권 경쟁팀의 성적을 보면 강원 1승 9무 8패(승점 12), 수원FC 4승 2무 12패(승점 14)다. 약간 거리가 더 벌어져있지만 초반의 기세가 사라진 팀들과도 비교하자면 제주는 17경기 4승 4무 9패(승점 16), 대전은 18경기 4승 7무 7패(승점 19)를 기록하고 있다. 중도부임이나 전력차 같은 요소들을 제외하고 단순하게 살펴보면 김병수가 18경기 동안 거둔 성적은 하위 스플릿에서 엄청나게 밀리지 않는 선에서 투쟁할 수준이다.
정상 참작이 가능할 여지는 충분하다.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더 이상 '돈성', '레알 수원'이 아니다. 고비용 저효율의 팀이 되어있는 상태다. 지금 당장 믿고 쓸 베스트 일레븐을 고르라고 해도 반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 1부리그 다른 팀으로 옮겨도 주전을 꿰찰 선수가 얼마나 될지는 더욱 가늠하기 어렵다. 멘탈과 피지컬 중 적어도 하나가 쿠크다스인 경우도 적지 않아보인다. 애초에 유리몸을 골라서 데려왔기 때문인지, 아니면 부상 예방이나 사후관리가 취약하기 때문인지, 부상으로 쓰지 못하는 선수가 적지 않다.
모든 전술이 물거품이 되었을 때 그저 한 사람의 기량이 질 경기를 비기게 만들거나, 비길 경기를 이기게 만들기를 바라는 것도 유감스럽지만 수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당장 강등권 경쟁중인 수원FC만 하더라도 라스가 사라지니 이승우가 폭주하고 있고 무시할 수 없는 윤빛가람도 있다. 이병근이 감독으로서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대구에는 세징야와 에드가가 있었고, 지금도 대구는 그들의 힘으로 상위 스플릿을 노리는 위치를 지키고 있다. 그들은 탁월한 골 결정력을 지닌 크랙이다.
수원에서 현재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고승범과 카즈키는 경기를 지배하는 것까지는 어떻게 할 수 있어도 골로 경기를 결정하는 역할까지 맡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이 경기를 지배하는 동안 공을 받아서 골대 안으로 밀어넣을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주는 선수가 얼마나 되는가. 한두 경기 '뽀록'이 아니라 꾸준하게 "저 선수 오늘도 큰일 내겠다" 하는 느낌을 주는 경우가 공격수 중에 얼마나 있는가. 그렇다고 눈을 돌려 윙포워드를 보면 달라지는 것이 얼마나 있는가. 김주찬도 두 경기의 큰 임팩트 때문에 견제를 당하거나 아예 공이 오지 않는 순간을 많이 겪고 있지 않은가. 다른 윙들은 어떤 믿음을 주고 있는가.
크랙이라는 평이 붙는 선수는 흔히 말하는 무지성, 무전술로 축구를 하는 팀도 골 결정력이나 찬스 메이킹으로 꾸역꾸역 살릴 수 있는 존재다. 이렇게 크랙의 유무는 치명적인데, 수원은 그들을 구해줄 크랙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다른 팀의 크랙에 숱하게 당해왔다.
그런데 나는 왜 김병수를 지지하는가? 좋은 식재료가 별로 없는 상태에서 파인 다이닝을 내놓아야 하는 어려움을 이해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정도로 상황이 뜻대로 안 풀리면 아무리 명장이라는 평이 나오는 감독도 정신줄을 놓기 십상이다. 본인만 정신줄을 놓으면 상관없는데 쓸데없는 인터뷰를 하거나, 특정 선수에게 망신을 주면서 불필요한 자폭을 하고 만다. 한국인의 도량이 좁아서가 아니다. 유럽인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조세 무리뉴나 안토니오 콘테도 이런 문제에서는 자유롭지 않다. 하지만 수원 부임 이후 김병수의 인터뷰에서 아직 그런 것을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일부 팬들은 너무 선수를 감싸기만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내가 본 김병수는 '전술가형 감독'보다 '관리자형 감독'의 장점이 더 큰 사람이다. 물론 후자만 해당했다면 기대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전술에 대한 이해와 철학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관리자형 감독'이다. 숱한 비난의 대상이 되어온 선수들을 무작정 버리지 않고 어떻게든 키워서 쓰려 하고 있다. 기억하는가? 박대원, 장호익, 김태환, 이종성, 전진우 등등 선수에게 어떤 평이 나왔는지 말이다. 그들의 능력에 대한 평가는 자유지만 지금 있는 전력을 어떻게든 써야 하지 않는가. 격동의 프로리그에 맞지 않는 감독이라고 해도 할 말은 없지만, 대체 이게 프로팀인가 하는 의구심에 숱하게 시달리는 지경이었던 수원의 상황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그게 맞다는 생각마저 든다.
내가 생각했던 김병수의 문제는 수원에 와서 많은 부분이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 그 이유가 선수단 때문인지, 스태프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지금 김병수는 두 사람이 붙들고 강제로 다리찢기를 해서 유연성을 키우는 한 남자의 고난을 겪고 있는 것 같다.
4백과 3미들, 김병수가 안 하고 싶었을까. 그가 한창 지향했을 유럽의 선진 축구가 4백과 3미들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면 오히려 지향하는 쪽에 가까웠을 것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신뢰를 주는 사이드백이 없고 기본적으로 수비가 불안하니 어쩔 수 없지 않았을까. 수원의 수비는 아직도 극초반이든 쎄오타임이든 집중력을 잃는 순간이 많아 불안하다. 그것은 전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리고 전술을 원하는 대로 다양하고 유연하게 구사하면서 결과까지 내놓을 능력이 있었다면 이 팀이 애초에 이 지경까지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수원 팬들이 기대하는 최상의 결과를 김병수가 이번 시즌에 당장 들고 온다면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시간은 필요해보인다. 물론 지금 이 순간도 앞으로도 꽤 답답하고 괴로울 것이다. 그러나 가라앉거나 떠내려가는 배를 맡겠노라고 기꺼이 뛰어드는 선장은 그리 많지 않은 법이다. 더구나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 완성해야 할 선수나 완성은 이미 된 것 같은데 기본 수준이 떨어지는 듯한 선수가 많은 팀이라면, '거지 선언문'도 모자라서 온 동네에 선수 구성에 관한 무능을 드러내는 프런트가 있는 팀이라면, 인내심이 필요하다.
감독은 신이 아니다. 모든 걸 바꿀 수는 없다. 결국 선수들이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그리고 김병수는 천재가 아니다. 자신의 커리어에 충실하고 성공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수많은 인간 중 하나일 뿐이다. 영남대에서의 영광, 서울이랜드와 강원에서의 고난을 모두 과거의 일로 돌리자. 지금 수원에서 그가 보여주는 과정과 결과를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때다.
프로에서 증명하고 싶은 야망이 있고 누구보다 지금 상황이 답답할 김병수가 선수들을 믿기로 하는 만큼이라도 팬들 역시 조금 더 지켜보는 편이 어떨까. 어떠한 비판과 의견도 내지 말자는 게 아니다. 이미 말했듯 김병수도 인간이다. 당연히 경기마다 사소하게나마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가능성 있는 선장을 쉽게 잃지 말자는 취지로 이 글을 썼다. 가라앉거나 떠내려가는 배를 맡겠다고 자청하는 선장은 많지 않다. 기껏 자청해서 키를 잡은 사람이 아닌 누군가를 찾는 건 위기의 항해를 더욱 위험하게 만들 것이다.
나는 수원 삼성 블루윙즈가 이 험한 파도를 이겨내고 목적지에 도착할 것임을 믿는다.
댓글 15
댓글 쓰기난 죽어서도 감독님 은인으로 생각하면서 빨거임
+ 어쨌거나 그 이후로 상향 곡선인 경기력
+ 그 어려운 과정속 선수탓을 하지 않는 리더십
+ (반강제같지만) 기존 철학만 고집하지 않는 태도
+ 하지만 선수 하나하나 장단점 찾고 케어
= 와 회사에 이런 상사 있었으면 진짜 충성충성하면서 다닐듯
물론 짠 하고 강등권 탈출하게 해주면 너무 좋겠지만 일단 이런 상황에서는 퍼거슨이든 무리뉴든 과르디올라든 탈출시켜주기 전에 스스로 위약금 내고 백수가 되더라도 다 도망가지 않을까...
난 죽어서도 감독님 은인으로 생각하면서 빨거임
+ 어쨌거나 그 이후로 상향 곡선인 경기력
+ 그 어려운 과정속 선수탓을 하지 않는 리더십
+ (반강제같지만) 기존 철학만 고집하지 않는 태도
+ 하지만 선수 하나하나 장단점 찾고 케어
= 와 회사에 이런 상사 있었으면 진짜 충성충성하면서 다닐듯
물론 짠 하고 강등권 탈출하게 해주면 너무 좋겠지만 일단 이런 상황에서는 퍼거슨이든 무리뉴든 과르디올라든 탈출시켜주기 전에 스스로 위약금 내고 백수가 되더라도 다 도망가지 않을까...
1. 광주전은 할 말 없습니다. 그건 명백한 실책에 의한 완패였죠.
2. 슈퍼매치는 변수가 많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는 경기입니다. 당연히 결과를 보고 말하는 것이 맞지만 순간적 수비 집중력 문제는 하루이틀 일이 아니죠. 그리고 카즈키가 간파당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만든 대안이었고, 카즈키가 후반에 보여준 위력이 전반부터 뛰었다면 나왔을지 그건 잘 모르겠네요.
3. 바사니는 여러 모로 의문이 많이 듭니다. 그러나 김주찬이 없는 상황에서 윙포워드 한 자리에 누굴 넣어야 하나 고민 끝에 내놓은 선택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4. 선발 선정의 공평성이 의문이라고 하셨는데요. 특별히 팀 내에 정보원이 없는 팬들이라면 클럽하우스와 라커룸의 사정을 거의 똑같이 모른다고 생각됩니다. 선발 선정의 공평성이라면 결국 실력으로 따지는 것이겠지요. 그건 훈련과 경기 중에 보여준 걸로 판단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아무래도 훈련으로 많이 따지지 않을까요. 저는 대부분의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머리를 쥐어짜서 엔트리를 짜도 결국 엔트리에 들기에 합당하지 않은 선수도 어쩔 수 없이 넣어야 하는 상황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5. 조직적 움직임에 대한 평가는 다를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가끔 무너지는 경기를 빼면 좋아지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계속 부상자가 생겨서 그 움직임을 제대로 구현할 선수가 줄어들거나 빠지는 게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6. 뇌과학 같은 것 뜬금없는 소리인 것 맞는데... 당시 선수들 상태가 어땠는지, 경기 결과들이 어땠는지 다시 생각해보면 이해되지 않을까요. 그땐 뭐라도 했어야 할 겁니다. 비슷한 시기에 감독을 갈아치운 모 팀도 멘탈 트레이너를 따로 불렀지요. 그 역할도 감독이 감당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7. 김병수 감독 부임 직후 여러 시도를 했습니다. 그 시도가 탈탈 털렸지요. 선수들 실수에 의해서든, 전술이 망해서든, 어떤 이유로든 안 되었지요. 그러다 그나마 찾은 대안이 수시로 대형 변동을 추구하는 3-4-3이었다고 봅니다. 지금은 오히려 부임 직후 할 법한 실험 같은 시도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8. 카즈키 영입 이후 카즈키 중심으로 돌아가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 선수가 없는 팀이 얼마나 되는지요? 제가 보기에는 누구를 갈아끼워도 위력 발휘하는 팀은 지금 이정효의 광주 정도밖에 없을 것 같네요. 절대 1강이라는 울산도 박용우 없으니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고 휘둘린 걸 보십시오.
9. 정승원, 이상민의 부상이 팀에 상당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봅니다. 측면의 에너지를 맡아줄 확실한 카드가 둘이나 날아갔으니까요. 그런데 대안을 마련하는 게 그렇게 쉽다면 팀이 이 지경이 되지도 않았을 겁니다. 우리 선수들, 툴을 채워넣을 수 있는 칸이 대여섯 개 즈음 있다면 한두 개 정도만 갖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나요.
10. 김기동에 대해서는, 그도 갓기동이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는 언급을 하고 싶군요.
11. 다이렉트 강등 위기는 시즌 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이렉트 강등 위기 탈출을 못한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직 9경기 남았습니다. 시즌 초에 무승으로 10경기를 보낼 무렵에 우리가 시즌 막판에 그래도 강등 피할 수 있다고 낙관론이 조금이라도 고개를 들 거란 생각 얼마나 했을까요? 현실은 냉정하게 진단하되 희망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12. "동해안 더비에서 오베르단을 명단 제외할까?" 여기에 대해 할 말이 있네요. 울산전에서 우리는 전반에 이기제와 고승범을 빼고 출발했습니다. 이기제 자리에 이상민이 뛰었고 고승범 자리에 유제호가 뛰었지요. 이규성이 날린 슈팅이 양형모의 손 맞고 굴절되어 골대 맞고 나갔을 때를 제외하면 엄청난 위기가 있었던가요? 누구를 전반에 빼고 출발하는 것이 꼭 4차원이거나 생각 없는 전술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13. 이종성의 전반 플레이에 아쉬움이 있지만 저는 예전처럼 우려되지는 않더군요. 경고도 한번 받아서 후반에 카즈키로 교체할 줄 알았는데 거기서 오히려 카즈키를 우측면을 넘나들게 기용하면서 이종성이 확실히 살아났죠. 이런 식으로라도 안 쓰던 선수 다시 쓰지 않으면, 우리 만약에 주축 되는 선수 한둘이라도 쓰러졌을 때 어떻게 감당하죠?
14. 비록 베스트 일레븐을 아직 콕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면 이전에 비해 틀이 잡힌 편이고, 계속 선발/후보가 바뀌는 것은 전술 연습의 문제도 있겠지만 부상 문제가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부상으로 못 뛰는 선수가 많은 편인데, 그렇다고 무턱대고 당겨쓸 수도 없는 노릇이겠지요.
15. 더비 무승, 일부 더비의 전패는 저도 치명적이라고 봅니다. 이 부분에 대한 감독의 입장은 "더비도 승점 3점 짜리 똑같은 경기일 뿐"이라는 것인데, 팬들 입장은 그 부분에서 많은 차이가 있지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시론을 취합니다. 감독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거든요. 단, 일단 승리 하나하나가 소중한 상황에서는 더비든 아니든 일단 이기고 봐야 된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16. 상세한 근거를 들어 반론을 제시해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저는 "망조 선수단에 감독까지 이상해진다"는 평가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커뮤니티에서 당장 나가라는 평이 많았던 선수들을 짧든 길든 시간을 두고 다시 기용하면서 그래도 전보다 나은 모습으로 키워내는 걸 보면, 저는 선수단에 대한 기대도 완전히 저버리고 싶지 않더군요. 저도 6월까지는 경기 보면서 몇몇 선수들에 대해 프로급 못 되는 호러쇼 달인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런 선수들을 처분해야 된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런 선수들을 어떻게든 처분하고 나면, 그 자리에 더 나은 선수들이 온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기울어가는 걸로 보이는 팀에 훌륭한 선수들이 얼마나 선뜻 오려고 들까요? 우리의 현 주소가 이렇습니다. 이 상황에 맞게 그래도 선수들 다독여가며 키워가며 쓸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당첨률 100% 짜리 감독이 없다면, 저는 김병수 감독에게 적어도 계약기간만큼이라도 확실히 맡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는 그 이상의 감독을 모셔오기도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