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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칼럼

[K1 7R 김천vs수원] 김상준과 유제호의 타이트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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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맛



이번 시즌 수원은 전반에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후에 어느 순간 경기력을 반전해 스코어를 따라가는 경기 흐름을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번 김천 원정 경기도 마찬가지였는데, 이날 60분 전후의 시간대는 수원에게 있어서 하나의 '분기점'이 되는 시간대였습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경기 도중 경기력 반전을 만들어냈던 지난 성남전이나 포항전과 다르게 이날 김천전에서는 전술적인 골격에 있어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물론 전반전 부족했던 이한도의 중앙 피딩을 메꾸기 위해 오른쪽 박대원을 풀백으로 올리고 남은 두 센터백 불투이스, 이한도 사이로 유제호를 내려서게 하여 피딩을 맡기는 라볼피아나 전술 정도의 작은 변화는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0분대를 기점으로 경기력이 크게 반전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60분대 전후로 수원은 염기훈, 김상준, 그로닝을 빼고 강현묵, 유제호, 오현규를 투입하였습니다.


이 멤버들 간 퍼포먼스 차이는 그야말로 경기 판도 자체를 바꿔버릴 정도로 컸습니다.


특히 중앙 미드필더들의 에너지가 중요한 352 포메이션에서 염기훈-김상준 라인과 강현묵-유제호 라인의 에너지 레벨 차이가 너무 컸고 이 차이는 60분대 전후 수원의 압박 퀄리티 자체를 가르게 됩니다.


이 중에서도 김상준과 유제호의 수비 장면을 집중적으로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김상준입니다.


1

불투이스 경합 후에 세컨볼이 떨어지는데 볼에만 시선을 빼앗겨 자신의 마크 대상인 권혁규의 쇄도를 전혀 제어하지 않습니다.

볼란치 김상준이 상대 미드필드에 대한 제어를 해주지 않자 수비라인이 보호되지 못하고 이한도가 앞으로 끌려나가며 권혁규는 수원의 위험지역에서 편안하게 볼을 잡아 양질의 전환플레이를 가져갑니다.



마찬가지로 세컨볼이 자신 주위로 떨어지는데 이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멀뚱히 서있다가 뒤늦게 따라갑니다.

심지어 첫번째 장면과 다르게 이번엔 마크 대상인 강윤성이 자신의 시야 안에 들어와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미리 체크를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강윤성이 퍼스트 터치를 가져간 이후에도 살짝 스타트 모션만 가져갈 뿐 전력질주를 하지 않습니다...

강윤성의 템포 느린 플레이가 아니었다면 사이드가 그대로 뚫리며 불투이스가 사이드로 딸려나가는 등 수비라인이 붕괴될뻔한 장면이었습니다.



3

이날 가장 실망스러운 장면입니다.

미리 타이트하게 붙어주는 적극성, 상대 플레이에 대한 예측, 피지컬적인 민첩성, 제껴진 후에도 전력으로 따라가는 근성 그 무엇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원볼란치'를 맡은 선수가 고작 전반 18분의 시간대에 저런식으로 스무스하게 상대 선수와 볼이 빠지게 둔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맞지않습니다.


축구에서 압박의 개념이 탄생한 90년대 이후에 등장한 강팀 중에 강한 3선 허리를 가지지 않은 팀은 단 한 팀도 없습니다.

팀의 볼란치를 맡은 선수의 수준이 저렇다면 그 팀은 끝난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엔 60분에 김상준과 교체되어 들어온 유제호의 플레이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4

1차적으로 무게중심을 한껏 낮추며 제쳐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입니다.

그 이후 동작에서도 유제호의 좋은 축구 지능이 보이는데 전문 볼란치 선수가 아님에도 여기서 가운데로 볼이 빠져나가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권혁규가 가운데로 바디포지션을 틀며 볼을 가운데로 넘길 것같자 다리를 최대로 뻗으며 공이 가운데로 나가는 각도를 차단합니다. 여기서 볼이 가운데로 나갔더라면 상대 김천 공격수들과 우리 수비라인이 서로 마주보는 위험 상황으로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런 유제호의 근성있는 동작 덕분에 볼이 위험지역이 아닌 사이드로 나가게 됩니다.



패스 경로를 예측하고 러닝 디펜스로 달려듭니다.

물론 한 발 늦었기 때문에 상대 터치 수준이 높았더라면 제쳐질 뻔 했지만 이런 시도 자체가 없었더라면 결과적으로 상대의 실수가 나오고 우리의 역습 장면이 나오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역습 1대1 찬스 이전 커트 상황입니다.

몸을 사리지 않는 유제호의 태클로 볼이 커트되고 이것이 역습의 시발점이 되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우리는 352 포메이션을 썼기때문에 원볼란치 포지션에 기용할 선수가 필요했습니다.

이론적으로 보았을 때 어떤 지도자든 원볼란치 포지션에는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인 유제호보다는 김상준을 기용할 것입니다.


김상준은 센터백 출신이면서도 발밑이 부드러워 볼란치로 올라온 정통 3선 볼란치에 가까운 선수입니다.

반면에 유제호는 적어도 2.5선 이상에서 8번내지 10번의 역할을 하는 선수입니다.


그런데 전자의 수비력이 '땜빵격' 볼란치인 후자의 수비력보다 못하다면 전자의 선수를 쓰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요

개인적으로 작년 FA컵 출전 경기부터 김상준의 볼란치 포지션의 수비 소프트웨어와 대인 수비 적극성 및 피지컬에 대한 지적을 꾸준히 해왔습니다만 이 날의 퍼포먼스는 거기에 더해 이 선수가 '1부리그 1군급' 볼란치가 아니라는 생각까지 들게 만들었습니다.




덧붙여 앞서 말했듯이 이번 시즌 수원은 '전반전을 졸전으로 넘긴 뒤 후반전에 반전을 이뤄 스코어를 동점으로 맞춘 후, 시간 부족 혹은 체력 저하로 남은 시간 추가득점을 하지 못하고 그대로 승점 1점에 그치는 흐름의 경기'를 계속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90분 경기 내에서 정상적이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시간대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개인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제는 이 '잘하는 시간대'의 전술 모델과 멤버들을 전반 시작부터 보여주어 90분 중 반만 경기하는 것이 아닌 최소 70분 이상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어느정도 라운드도 치렀고 우리가 잘되는 전술, 잘하는 멤버들이 명확해졌습니다.


부디 내일 8라운드부터는 우리가 잘하는걸 전반전 0분부터 보여주는 팀이 되어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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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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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대국 22.04.04. 22:09
이 '잘하는 시간대'의 전술 모델과 멤버들을 전반 시작부터 보여주어 90분 중 반만 경기하는 것이 아닌 최소 70분 이상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는 팀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구구절절 공감함
댓글
빵후니수집가 22.04.04. 22:09
김상준을 보다 지난 일요일 맨유 맥토미니 보고 오버랩 엄청났음...

내가 저런 스타일 어디서 봤나 했더니 맥토미니....
순대국 22.04.04. 22:16
그나저나 유제호 뛰는거 보면 볼수록 대전은 왜 우선지명을 포기했나 존나 의문임 ㅋㅋㅋㅋ 돈이 없는팀도 아니고 B팀까지 굴리는데다 충기 시절에 주장까지 했더만 ㅋㅋㅋ 동국대 시절에도 나쁘지 않았고 ㅋㅋ

암튼 올해는 유제호 코인이다 ㄹㅇ
댓글
짱짱빈 22.04.04. 22:28
항사 ㅇ좋으날럼 잘읽고있습니다 공감많이되네요ㅠㅠ
sunchenko 22.04.04. 22:41
님 처럼 축구보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개 부럽네 이런 좋은글 마니 써주세요.
댓글
포도맛 22.04.04. 23:29
오타 몇개 고치느라 글 수정하고나니 마지막 짤 두개가 모바일에서는 작게 보이게 바뀌었네요 ㅜ

모바일로 보시는분들 보시라고 순서대로 링크로 첨부합니다

유제호 러닝디펜스 :
https://postimg.cc/bdFfSgtS

유제호 커팅 이후 역습 :
https://postimg.cc/jLcLPzZV
포도맛 22.04.04. 23:51
허... 뭐 추가로 건든거 없는데 이제는 짤들이 다 작아졌네요
왜이러는건지...ㅜ
포도맛 22.04.05. 00:11
일단 이미지 호스팅 사이트 바꿔서 움짤들 수정했습니다
제발 이대로 있어주기를...
포도맛 22.04.05. 00:26
바꾼 호스팅 사이트도 불안정해서 그냥 안나오는 짤 몇개는 직접 저용량 짤로 업로드했습니다
cap26 22.04.05. 11:45
포도맛님 칼럼 ㄷㄷ... 자주 올려주세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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