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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침묵하는 26번에게: 팬들입니까, 프런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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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구데

침묵과 눈물과 탄식과 분노의 빅버드에서의 그 날 이후로, 참 생각이 많았습니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채로 흘러가기만 하는 시간의 틈에서

도대체 누구한테 화를 내고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채

또다른, 하얗게 눈이 내리는 그날을 맞게 되었습니다.


트리콜로 모두가 걱정해마지않는 그 날로부터 이제 하루가 남은 오늘,

참 많은 고민 끝에 꾹꾹 눌러 마음을 전합니다.


고민을 하였던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우염시살'이라는 말까지 생길 정도로, 이토록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당신에게 

수원삼성블루윙즈라는 팀을 알고, 응원한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제가 

함부로 무어라 말을 하는 것이 괜찮을까, 라는 동료 트리콜로들의 마음이 신경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 동료들을 향한 걱정마저 사치가 되는 때가 되어버렸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던 그 날, 퇴근 후 셔츠차림으로 빅버드를 향한 첫 날에는 W석에 있었습니다.

멀리서, 처음 보는 광경이고 듣는 노래임에도 불구하고 가슴을 뛰게 하던 그 N석의 광경을 보고

아직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때부터는 N석과 원정석에 자리잡고 선수들만큼의 시간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맞았던 12월 2일...

프런트의 손길에 떠밀려 앞으로 나와 마이크를 잡는 당신의 모습 앞에

사랑받던 레전드의 사과를 차마 들을 수가 없어서 

우리에게는 승리의 노래였던 그 노래를

당신만을 향한 그 노래를

당신보다 더 많은 눈물을 흘리는 동료들과 함께 불렀습니다.


고개를 떨구는 당신을 향한 그 노래에 담긴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는

굳이 하나하나 풀어서 말하지 않더라도 잘 알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걱정하는 그 상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불안한 가운데에서도 수원이라는, 팀을 향한 당신의 사랑을 믿었습니다.


그런데 왜,

당신은

우리에게

아니다, 하지 않는다, 잠시 떠난다

라는 그 한 마디를 안 하나요.


정말 당황하고 분노하였던 9월 28일에

모든 선택에 있어서 개인적인 욕심보다 

수원이라는 팀을 더 크게 생각하고 결정해왔다는 말을 했었는데.

이번 선택도, 정말 그런 것이라고 

푸른 유니폼 위 네 개의 별이 있는 그 곳에

손을 얹고 당당하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나요.




수원삼성블루윙즈를 응원하는 N석 개인지지자이자 트리콜로로서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정말로

제도의 푸른 하늘에 높였던 청백적의 깃발과 우산을 꺾고

우리의 블루윙을, 수원의 꽃을 위해 숨이 막히도록 뿌렸던 꽃가루를 밟고

친구들과 함께 노래한, 이 사랑에 후회는 없다는 그 응원에 귀를 막고

팀보다 위대한 팬은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남겨준 카드섹션을 외면하고

당신의 모습에 환호하던 그 팬들의 눈물과 분노 앞에서

프런트와 함께 대관식을 올려야만 합니까.


당신은 정말로

수많은 강등콜과 온갖 조롱을 대신 견딜지언정 당신에게는 환호하였던

당신의 말 한 마디에 잠시나마 검은옷이 아닌 푸른옷을 입었던

이 순간 뿐만 아니라 당신의 14년을 함께 하였던 팬들이 아닌

잠시면 돼, 여론은 바뀔거야, 넌 레전드잖아, 해줘, 라고 속삭이는 프런트를 택할겁니까.


당신의 한 마디만을 기다리는 이 수많은 팬들 앞에서

지금이 아닌, 그 언젠가, 올 지도 모르는 그 순간에 성적으로 1부 승격으로 답하겠노라

입을 다물고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을겁니까.


그날의 빅버드에서까지도 후회는 없던 이 사랑을 과거로 만들겁니까.

수원의 열두번째로서 언제나 당신들을 지키던 프렌테 트리콜로를 떠나게 만들겁니까.

수원삼성블루윙즈만이 뛰게하던 이 심장을 멎게 만들겁니까.




수원삼성블루윙즈의 26번 선수이자

2023년 시즌의 플레잉코치이며 감독대행인 당신에게 말합니다.

2024년 시즌의 감독직을 받아들이고 일말의 사퇴가 없다면

날이 가면 갈수록 수원을, 당신을 그리던 깊어져가던 마음을 외면한 것입니다.

우리의 이별은 잠시뿐이 아닌 영원이 될 것입니다.


...정말로 그리한다면, 저는 결코 당신을 용서하지 않을겁니다.

당신은 정말로 당신을 사랑해 마지않았던 팬들이 아닌 

이 순간만을 넘기고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고자 하는 프런트를 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당신에게 묻습니다.

팬들입니까.

프런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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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thun 23.12.25. 11:26
그냥 아직은 시기상조다. 감독은 맡지 않겠다. 라고 거절 인터뷰 하면 현상황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건데
왜 말을 못하실까나??
댓글
fnthun 23.12.25. 11:26
그냥 아직은 시기상조다. 감독은 맡지 않겠다. 라고 거절 인터뷰 하면 현상황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는건데
왜 말을 못하실까나??
댓글
석우구데 23.12.25. 11:46 @ fnthun
저도 염기훈 썰 나온 직후부터 계속 그게 이상했어요. 도대체 뭐가 얼마나 엉켜있길래 저 말을 못 하나 싶은?
댓글
Solua 23.12.25. 11:46
같은 마음입니다...후.,
댓글
석우구데 23.12.25. 11:47 @ Solua
아 진짜 가서 그냥 잡아놓고 예 아니오로 답하시오 하고 물어보고 싶네요...
만화부마나부 23.12.25. 11:51
선수시절 중동 오퍼 거절하면서 돈이랑 수원팬들의 사랑을 맞바꿨는데 이제 그 사랑마저 갖다 버리는꼴이야..기훈이형..
댓글
석우구데 23.12.25. 12:36 @ 만화부마나부
아 그렇네요 그것도 있었으니... 진짜 그렇게 돈보다 중요하다던 팬들의 사랑도 내다버리는 ㅠㅠㅠㅠ
댓글
강등없다 23.12.25. 12:05
그 노래 불러 주는게 아니였어
그 무난하게 진 경기
어쩌다 수원이 개잡팀이 됐나?
내년 큰 사고날 듯
팬들 정말 분노하게 만드네
댓글
석우구데 23.12.25. 12:37 @ 강등없다
하 진짜 그거 생각하면 그걸 부르지 말았어야 했는데 싶긴했는데 저 말고 더 오래된 팬분들 심정도 이해는 가서 ㅠㅠㅠㅠ 그날 나오면서 설마 이거 그렇게 받아들이는거 아니겠지 했는데 설마가 사람잡네요 진짜 ㅋㅋㅋㅋ
석우구데 23.12.25. 12:45 @ 블루33
저 뿐만 아니라 수많은 팬들이 이렇게나 공감할텐데 진짜 답 좀 해줬으면 좋겠어요 제발
수원삼성화이팅 23.12.25. 12:14
염기훈이 이랬으면 좋겠네 아직은 감독 할생각이 없습니다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
석우구데 23.12.25. 12:45 @ 수원삼성화이팅
그 아니라는 말 한 마디 하기가 이렇게나 어려운걸까요 ㅠㅠ 검은옷 말고 파란옷 입어주세요는 잘만 했으면서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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