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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기와 수원의 433에 대한 단상

조회 수 504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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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맛


"우리 팀은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알아야 하고 인정해야 한다"는 이병근 감독의 말처럼 아직 갈 길이 먼 수원입니다


아직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바쁜 단계이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훈련에는 시간적, 용량적 한계가 있고 그것이 세트피스 선제 실점이라는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시스템 변화의 과정속에서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지 못한 채 집중력 문제로 두번째, 세번째 실점까지 허용하였습니다


수비 파트에서 이러한 디테일한 부분들, 정신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차차 팀의 시스템이 자리가 잡혀가면서 안정화되기를 바래야 할 것 같습니다.

감독 부임 이후 인터뷰를 통해 계속해서 선수들의 끈기와 원팀 정신을 강조하고 있기때문에 이러한 감독의 요구를 선수들이 잘 받아들인다면 차차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여기에 더불어 공격적으로는 빌드업에 대한 문제가 있었습니다


선제 실점 이후 대구가 541 전형으로 내려앉았고 현재 우리의 공격 역량으로는 이 많은 수비숫자를 뚫어내기에 역부족이었습니다


433 포메이션은 윙, 중앙미드필더, 사이드백을 각각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좌우폭을 확보하는 방식, 숫자싸움을 가져가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오늘 수원의 빌드업 구조는 대략 이런 식이었는데



우선 사리치와 김상준이 수비라인 앞에서 볼 배급을 맡는 형태로 후방 빌드업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의 미드필더인 정승원은 이 둘에 비해 좀 더 전방에서 자유로운 형태로 공격에 가담하였고 때로는 유주안과 스위칭하며 우측 사이드 깊숙히 전진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기도 하였습니다


오늘 수원이 공격 파트에서 가지고 있었던 첫번째 문제점은 좌우 폭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이유는 터치라인을 점유하는 선수가 전술적으로 불분명하거나 점유하더라도 상대 사이드에 부담을 주기에는 기량적으로 부족했기때문입니다


왼쪽을 예로 들어보자면 우선 수원 433의 왼쪽 중앙 미드필더인 사리치는 중앙으로 들어와 후방 볼 배급을 맡습니다

그러므로 사이드로 넓게 벌려 상대 터치라인을 점유해야할 선수는 류승우나 이기제 둘 중 한 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경기에서는 이 둘 사이에 이러한 역할 분배가 애매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기제의 경우 볼 배급을 하는 사리치 가까운 쪽 후방에 위치하며 상대 터치라인 깊숙히 전진하는 빈도가 적었습니다

류승우는 때로는 사이드 터치라인쪽에 위치하기도 하고 때로는 중앙 하프스페이스에 위치하며 뒷공간 침투를 가져가기도 하였으나 이 두가지 움직임 모두 효과적이지 못했습니다

우선 류승우 본인 자체가 드리블, 스피드와 같은 온더볼로써 상대 사이드를 파괴할 수 있는 유형의 선수가 아닙니다. 현재 433의 윙어로 포진되어있지만 오늘 공격상황에서 미비했던 존재감이 말해주듯, 이 선수를 터치라인을 점유하고 상대 사이드에 부담을 줄 전문 윙어로 쓰는 것은 다소 잘못된 기용 방식입니다

반대로 류승우가 하프스페이스에 포지셔닝하며 뒷공간 침투를 가져가게되면 이번엔 사리치를 근처에서 도와주며 숫자싸움을 함께해줄 선수가 없어집니다

전반 왼쪽 라인의 문제는 이렇게 사리치는 외롭고, 이기제는 전진하지 못하며, 류승우의 역할이 애매해진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에 이병근 감독은 후반전 염기훈을 좌측에 투입해 빌드업시 숫자싸움과 하프스페이스에서의 기술적 점유를 강화하여 어느정도 문제를 해결하였지만 류승우를 넘긴 우측라인은 여전히 죽어있는 상태였고 수원은 좌우폭을 효과적으로 확보하는데 실패했습니다


수원은 좌우폭 확보와 더불어 국지전 숫자싸움에서도 미흡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올시즌 똑같이 433을 운영하는 김천 상무의 경우에도 스쿼드상 좋은 윙포워드나 사이드백이 없어서 자칫 좌우폭의 효과적인 확보에 실패할 가능성이 있는 팀이지만 우수한 공미 성향의 2선 자원들과 오프더볼에 능한 조규성을 활용한 숫자싸움으로 점유율과 주도권을 가져가고 이러한 국대급 중앙 자원들의 기술로 좁은 공간을 썰어내며 득점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원은 아직 이런 디테일하고 세련된 숫자싸움 전술이 미흡하다는 생각입니다

원톱, 윙, 중미, 사이드백 네 선수들간의 간격과 역할 분배를 다듬을 필요가 있고 우측라인의 경우 윙포워드와 사이드백의 기량적인 부분에 대한 향상도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좌측라인의 점유가 정상화된 후반전에는 전환의 문제도 드러났습니다


볼란치의 기량이 부족하다보니 좌측에서 점유하다가도 우측으로 빠르게 넘기는 양질의 오픈패스가 시도되지 않거나 시도되더라도 중간에 끊어지는 모습들이 있었고 이런 전환 부분에서의 문제점이 우측라인의 퀄리티와 별개로 좌우폭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4141(433)을 계속해서 활용해오던 매북조차 손준호가 뽑아주던 좌우 오픈패스의 공백을 1년반째 메우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수준급 원볼란치의 확보가 얼마나 어렵고 중요한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현재 수원으로서는 풀핏 한석종의 복귀 외에 별다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것이 433 빌드업의 핵심 원볼란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을 깊게 만듭니다


오늘 경기에서 이렇게 부족한 좌우 전환에도 불구하고 개인기량으로 좌측에서 중앙으로 볼이 나오도록 해주거나 간간히 우측라인을 살려낸 것이 원톱 스트라이커 오현규였습니다


오늘 오현규는 대구 수비수들을 등지는 플레이뿐만 아니라 좌측에서 볼이 점유되다가 중앙으로 볼이 나올 때 좋은 터치와 피벗플레이로 수비를 벗겨내면서 공격의 무게중심을 중앙과 우측으로 옮겨오는데 공헌하면서 그로닝과 차별화되는 433 원톱 스트라이커로서의 역량을 증명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수원에겐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같고 새 시스템에 맞는 선수 영입 역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다음주에는 더, 또 그 다음주에는 더더 나은 수원이 되어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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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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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가자블루윙 22.05.09. 00:27
있는 자원들로 최선을 다해야하긴 하지만 진짜 부상자들 빨리 돌아와야할 것 같긴 하네요....지금은 한계가 너무 보임ㅠ
댓글
순대국 22.05.09. 00:28
현규는 골만 터지면 자신감 뿜뿜 해서 스탭업 할거 같은데 다음 경기에 골 넣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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