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아들 녀석(만6세)과 다니느라 거의 E 아니면 W (가끔 중앙)을 다니는 편입니다.
저도 한창 때는... N석에서 안 좋은 소리도 하고 2시간 전부터 앉아서 대기 타고 걸게 걸고 하던 시절이 있었죠.
학부 기말 고사 기간 중 퐈컵 원정이 있어서... 밤새서 공부를 다 해놓고 남해 원정을 가기도 했었던... (아 그때 이미 매북은 ㅉㅉ)
그리고 취업, 결혼, 육아 등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들이 연달아 이어지니 축구장도 가는둥 마는둥 하다가... 아들도 좀 커서 축구장 다시 가보려고 하니 강등이 코앞 이긴 했지만...
예전처럼 N석을 갈 에너지도 없고... 또 (어쩔 수 없이 싫은 소리들이 많이 오고가는 곳이 운동 경기장인건 인정합니다) 아들이 조금이라도 과격한 분위기에 덜 노출 되었으면 하는 아빠새의 심정으로 E나 W로 다니곤 있습니다.
그래도 아들은 늘 신기한듯 N석을 바로보고 왜 S석은 텅텅 비었냐고 저에게 물어보죠...ㅎㅎ
그리고 툭하면 저에게 차에서 '나사나수'를 틀어달라고 하고 집에서는 엄마에게 자기가 응원가 배웠다면서 '수원 언제나 우린 너와 함께해'를 하루에도 몇 십번씩 외칩니다.
아마 최근에 수원을 접하신 분들도 당연 많으시겠지만 수원의 연식이 10~20살짜리이던 때에 비하면 N석을 지키던 분들이 양 사이드로 한발자국 이동하신 비율이 높을겁니다.
그래서인지 결정적일 때나 경기 후에는 같이 응원가나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요.
그런만큼 저를 포함해서 그 분들이 열정이 없어서 또는 몰라서 N석만큼 활동성을 보여주지 못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콘서트를 가도 스탠딩 못가요ㅠㅠ 뒤에 앉아서 보는게 편해진 ㅎㅎ)
그래서 무리한 E, W의 N석화는 저는 개인적으로 없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수원이라는 팀을 응원하는 같은 팬이자 관중이고 동시에 그곳만의 분위기가 좋아서 (또는 현실적 이유로 가시는) 갔을테니까요.
제 기억이 맞다면...
차붐 시절에 (1, 2층이 서로 으르렁 하던 시절) 일부 응원가는 전광판에 틀어줘서 E, W가 따라 부르도록 유도하거나 또는 호응이 적으면 막 살짝 무시하는? 왜 저래? 이런 반응들도 나오곤 했죠.
근데 (당연히 유럽만큼은 아니지만) 수원이나 K리그도 대물림이 될만큼의 시간이 흐르면서 S석을 제외하고는 물리적 활동 동참에 대한 정도 차이가 있을 뿐 서로의 영역에서 자기가 원하는 방식 또는 참여 가능한 방식으로 같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덧, 우산도 안 돌리고 머플러도 없는 아빠가 응원가는 대부분 따라 부르니 아들이... 아빠 여기 앉았는데 다 알아? -> 응 아빠도 저기서 20년 전엔 좀 놀았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후도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