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말 고마웠어 나의 첫사랑 수원
2016년 12월 3일, 그 날은 내 인생이 송두리째 바뀐 날이였다.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튼 TV에서 FA컵 결승전을 하고 있었고 수원의 응원을 보고 저 무리에 끼어서 나도 응원을 해보고 싶다 라는 마음으로 수원을 본지 오늘로 2033일째이다. 수원을 보며 행복한 날도 많았고 슬픈 날도 많았다. 하지만 오늘로 수원팬 인생을 잠시 쉬려 한다. 요즘 수원때문에 스트레스도 많고 미친놈이 되가는 것 같아서 숨이 막혀서 살 수가 없을 거 같고 괜히 가족들, 친구들, 쌤들한테 성질을 부리고 감정적으로 대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러다가 인생 종 칠거 같아서 당분간 심신의 안정을 좀 찾으려 한다. 쉽게 얻은 사랑은 내게 쉽게 다가오지 않는 것 같다. 나의 이 선택으로 많은 사람들한테 고통을 주었지만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경기에서 진 날이면 웃음이 1도 없이 밥도 잘 먹지 않았고 결국 우울증이 생겼다. 이 병신새끼는 남들을 생각하지 않고 이 상황을 회피하려다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작년 후반기, 남 몰래 정말 많이 울었다. 그 후 13경기만에 승리를 따낸 2021년 9월 21일, 그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할거 같다. 언젠간 다시 승리의 함성으로 가득 찬 빅버드를 볼 수 있겠지만 그 모습을 보기 위해 감내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더는 못 버틸 것 같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요즘 우울증도 왔고 하루에 타이레놀을 몇 알을 먹는지 모르겠다. 매수송, 패륜송은 맨날 경기 지고 열폭하면서 개 찐따 찌질이마냥 정신승리 하려고 부른 기억밖에 없다. 그리고 잘하지도 말고 못하지도 말라는 운영정책을 갖고계신 분들 때문에 똑같은 레파토리에서 이제 더 이상 수원을 위한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는다. 유일하게 생기는 분노의 감정이 생겨도 그 대상이 외부가 아니라 수원한테만 더 생길뿐이다. 우리선수들은 실력부족이니 파울로 끊고 상대팀 새끼들은 뭐만 하면 처넘어지고 심판새끼는 또 경기 쳐 끊고 상대 파울주고 그럼 거기에 괜히 심판안티콜 욕이나 목청껏하고 .. 이런것도 그래도 행복했어. 내 팀 내 수원을 위해 분노하고 하는거니까 .. 최근 3연패 후 내 자신이 더욱 비참하고 한심해졌다. 내가 목에 피가 터지도록 수원을 위해 소리치고 뛰고 응원을 해도 똑같다. 늘 패배. 정말 해도해도 너무하다. 마지막 남은 정으로 제발 강등만은 피해줘. 나의 첫사랑, 나의 전부, 수원.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미안했어. 언젠가 나의 심신이 나아지면 다시 돌아올게. 그땐 지금보다 더욱 더 큰 목소리로 수원의 승리를 위해 함께 뛰어줄게.
(+7/10, 7/17은 좋든 싫든 봐야하는데 제발 이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