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대장입니다.
원정대장입니다.
오늘 커뮤니티에서 유스 응원 관련하여 이야기가 참 많았고, 저 또한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습니다.
우선 서면을 빌어 프렌테 트리콜로 및 지지자 동료들께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단지 한 개인이 팀을 위해 응원하겠다는 마음이 누군가에겐 불편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않았으며,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오갈정도로 상황이 심각해 질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제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저는 사랑과 낭만이라는것에 굉장히 목 말라 있었습니다. 다른 쪽으로 이야기하면 관심종자라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매일매일이 실패의 연속이었고 짜증만 가득했던 일상속에서 수원 삼성 블루윙즈는 저에게 있어 특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연히 보게 되었던 작년 상암에서의 슈퍼매치 영상, 전문 응원단도 아닌 개개인들이 수천명, 수만명이 모여 사랑하는 팀을 위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점에 놀랐고 이들을 이끌어가는 서포터즈 역시 구단직원이 아닌 일반인이라는 것에 대해 또 한번 반하게 되었습니다.
그 와중 제가 연고로 있던 FC서울과 제 고향 용인과 가까웠고 어릴적 가족들과 가끔 방문하던 수원삼성을 사이에 두고 저울질 하기 시작했고, 작년 울산과의 빅버드 경기에서 3대 0이라는 스코어로 홈 첫승을 신고한 그 순간 많은이들이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부르던 '나의사랑 나의수원'에 감동받아 수원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저 또한 그 일원이고 싶었습니다.
서로 얼싸안고 부둥킨 채로 뜨겁게 울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천안에 내려온지는 어느덧 4개월이라는 시간이 되었고, 처음 혼자 빅버드에 방문한 첫 날 무의식적으로 블루포인트 오프라인샵을 찾아 카즈키 유니폼을 사고, 청백적 아대를 사고 동료들과 함께 어우러져 신나게 뛰놀며 업무적, 인간적 스트레스를 모두 풀고 싶었고 비록 팀은 천안에 1대 0으로 패했지만 '나에게 낭만이라는 걸 알려준 팀'에게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만든 소모임이 충청원정대입니다.
자차가 없는 충청권의 팬들에게는 홈 경기던 원정경기던 복귀가 참 걱정거리라, 원정대에서 첫 할 일로는 '충청권 원정차량 운행'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6월에 있던 창원 원정에 정말 감사하게도 저를 포함한 6명의 지지자께서 신청을 해주셨고 카니발 한대를 렌트하여 정말 즐겁게 원정길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사고 관련해서는 크게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현재 저는 대한민국에서 취득가능한 운전면허를 모두 취득하였고 올 4월까지 운전으로 밥 벌어먹던 사람이라, 또한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사고에 대해서 최선책으로 보험을 추가로 가입을 해놓았기에 더욱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함이 맞겠네요.
현재 충청원정대에는 저를 포함한 9분의 동료들이 계십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혼자 모든걸 해결하려는 병신같은 원정대장을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시며 많은 부분에 있어 큰 도움을 주시는 대원들입니다.
그들에게 누가되고 싶지 않았고 그들과 함께 더욱 수원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였으며 어떻게하면 충청원정대가 수원삼성하면 기억 될 소모임이 될지에 대한 많은 고민과 결정을 함께해주시는 저에게 있어 정말 소중한 대원들입니다.
180*120 사이즈의 중소형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저를 위해 300*200 대형기로 바꿔주시고, 걸개까지 함께 만들어 주셨기에 대원들의 그리고 저의 사랑 또한 팀에게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리하여 기획 된것이 U-15 응원전이었습니다.
응원자제 권고라는걸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원의 미래들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만 조심하면 되겠지라는 마음만으로 안일한 선택을 하였고 예상외로 너무 감사하게도 저라는 놈을 응원해주신 동료들과 경기 종료후 고맙다고 별개로 인사까지 찾아와준 유스 선수들에 대한 보답으로 남은 경기는 모두 응원하여 너희의 미래를 응원하고 지켜준다는 생각 또한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응원을 진행하였고 많은 이들과 함께 한다면 이 미래들이 더 힘을 얻고 본인들이 수원의 일원이라는 이유 하나로 정말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고 싶었습니다.
모든것은 저의 안일함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저의 오지랖과 욕심이 관심받고 누군가는 우릴 기억해 주길 바라는 저의 안일한 생각이 많은 팬들에게 불편함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뒤늦게나마 인지합니다.
저를 욕해주시고, 저를 탓해 주십시오.
경기장에서 함께하는 동료들은 잘못이 없습니다, 모두 저의 불찰과 안일함으로 인해 비롯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작성하는 이 순간에도, 아이들에게 했던 약속만큼은 지키고 싶습니다.
저는 내일도 우리 U-15 전사들을 위해 현장에 나갈겁니다.
목청껏 이름을 불러주며 응원해주진 못할지라도 일반팬들 또한 이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고 응원하고 있다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하고싶습니다.
함께하셔도, 함께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내가, 우리가 사랑하는 수원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 친구들에게 저는 아낌없이 박수를 보낼겁니다.
마지막으로 충청원정대는 일요일 서울이랜드FC와의 원정을 마지막으로 올 시즌 잔여경기에는 공식적으로 활동하지 않을 예정입니다.
충청원정대와 원정대원, 그리고 원정대장이 아닌 그저 수원 팬 하나로 조용히 사랑하며 응원하겠습니다.
저로 인해 피해를 입으신 동료 및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또한 이런 와중에도 묵묵하게 응원해주시는 지인들 및 지지자 동료분들께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충청원정대는 재정비하여 더욱 나아진 모습으로 다시 빅버드에서 푸른 빛 원정대기를 휘날려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58
댓글 쓰기본인이 옳다고 생각하시면 옳은겁니다
너무 마음쓰지마시고 힘내세요
잡것들 신경쓰지 말고, 형이 하고 싶은 거 하고 형이 가고 싶은 길을 걸어.
푹 쉬다가 돌아와. 기다릴게.
대부분 혹시 모를 비속어, 욕설, 막말등이 있을지 모르니 애초에 응원안해야한다는 주장이더군요...
참으로 한심하고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이 논리대로라면 운전 하면 안됩니다. 혹시모를 드리프트가 발생할수도 있으니... 물도 마시면 안됩니다. 혹시 숨을 잘못 쉬어서 코로 들어가 질식할수도 있으니...
대장님께서 유스 응원 꽤 많이 다니셨는데 단 한번의 컴플레인 없었자나요? 알아서 어련히 조심하고 처신 잘 하고 계시는데 발생하지도 않을일가지고 이분이 무슨 폐라도 끼치는것 마냥 압박을 주시는 분들... 걍 단체 생활 하지 마세요..팀원들 행동 하나하나 서로 눈치보며 조심해야하나요? 북한입니까?
명분이 없다니요?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자나요. 그거 하나만으로 명분이 존나 큽니다.
대장님. 먼길 오시느라 늘 고생많고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존경합니다. 계속 힘내주세요.
근데 작년 빅버드 울산전 3:1이야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