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원영 어르신을 기억하며
9년 전 즈음에 나는 네이버에서 '축덕녀'라는 이름으로 K리그 콘텐츠를 정기 연재했었어
K리그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 혹은 이미 관심을 가지고 리그와 팀을 응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여러 주제로 연재해나갔는데
계약 기간 내 마지막으로 연재한 콘텐츠가 팬 대상 인터뷰였어
'리그'를 주제로 했기에 여러 팀을 주제로 했었지만 때는 입덕한지 겨우 4년 차다보니 주변에 수원 팬밖에 없었고
지인의 도움을 통해 김원영 어르신과 유선상으로 인터뷰를 나눌 수 있었어
당시 연세가 85세여서 서면 인터뷰가 어려울 것 같아 지인을 통해 먼저 양해를 구한 뒤 바로 전화 드렸는데 흔쾌히 응해주셨고
유선상으로 말씀 나눈 거긴 하지만, 말씀하시는 내내 목소리에 활기가 넘치셨어. 오히려 내가 여쭈어보지 않은 것들도 말씀해주시기도 하고
1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팀 홈 경기 후반전에는 N1에서 어르신을 뵐 수 있었을 거야
나는 그게 너무 궁금했어, N석은 시끌버쩍하고 거친 말도 오가고 흥분의 장인데 그래도 괜찮으시냐고
오히려 젊은 친구들과 수원을 응원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리고 말씀 마지막에는 되려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하시더라구
지난 주부터 휴가여서 오늘 출근길에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그 때 생각하니 울컥하기도 하고 출근길부터 마음이 무겁더라구
20대 중반이었던 나보다도 더한 열정과 팀에 대한 진심 어린 애정을 짧게나마 느끼고
경기장에서 뵐 때마다 수원의 좋은 날을 오래오래 보시길 바라는 마음이었는데
팀 어려운 상황에 별세하셨다고 하니 내가 다 마음이 아프다
부디 하늘에서는 수원의 좋은 날만 보시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5
댓글 쓰기부디 좋은 일만 가득해 하늘에서도 함께 행복하셨으면 좋겠다
서서 보실수 있으셨던건가 ㄷㄷㄷ 대단하심 ㅠ
나도 어르신처럼 늙을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