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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칼럼

[개인 경험] 미국 유학생활을 하면서 느낀 미식축구, 그리고 스포츠

조회 수 54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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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축구

태어나보니 이미 수원의 지지자였고, 빅버드 첫 개장 경기 기념 사진은 내 2번째 앨범의 맨 첫 사진이다.

어쩌다보니 미국 유학길에 올랐고,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스포츠를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 경험을 좀 공유하고자 이 새벽에 글을 써본다.

 

미국에는 야구, 농구, 축구 같은 스포츠가 있지만 그중 최고는 뭐니뭐니해도 미식축구이다.

미식축구에 대해 조금 아는 사람들은 NFL을 떠올리곤 하는데, 미국 스포츠의 본체는 사실 대학풋볼이다.

미식축구 평관이 6만명 안팎인데 반해, 대학풋볼은 8~10만명에 달한다.

흔히 미국의 대학을 얘기하면 하버드, 예일과 같은 동부아이비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런 아이비 대학들은 소수의 졸업생들에 의한 동문회로 견인되는 느낌이지, 지역민들의 연고의식과 깊게 결합되어있지 못하다.

미국 대학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플래그십 주립대학이다.

각 주마다 주립대학들이 있으며 그중 대장이 되는 플래그십 주립대학이 대개 하나씩 있다.

이 주립대학은 그 주를 대표하는 풋볼팀이 있는데, 그 인기는 미쳤다고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이 풋볼팀들이 바로 미국인들의 종교이다.

주립대학들은 그 주의 많은 학생들을 수용하며, 학생 이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여 매우 큰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오하이오 주에 살며 대학에 나오지도 않은 한 농부가 토요일만 되면 3시간 이상 차를 몰고 오하이오 주립 대학으로 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도심에 위치한 사립과는 달리, 주립대학은 보통 시골 한복판에 대학도시를 만들고 캠퍼스를 건설한다.

물론 한적한 시골에 지었다가 원도심이 팽창하면서 시골이 도시에 편입된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체로는 풋볼 경기장이 인구 4~6만명 안팎의 매우 작은 시골 동네에 있다.

우리 동네를 예로 들자면, 학생과 대학 직원, 교수와 학부모, 그리고 소수의 농부와 학생들을 상대로 한 자영업자들이 함께 사는 인구 5만명의 작은 대학도시이다.

그런데 우리 대학 풋볼 경기장은 10만명을 넘게 수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매 홈 경기마다 이 좌석이 모두 매진된다.

더비 경기 기준 가장 싼 티켓 가격이 인당 200달러, 즉 25만원 가량 되는데에도 매진은 끊이질 않는다.

우리 대학도시 내에 사는 사람 중 풋볼 경기를 보러 가는 사람이 많이 잡아 50%라고 해도 2만5천명밖에 되지 않는다.

캠퍼스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가 차로 빨리 밟아야 3시간이므로, 최소 7~8만명의 사람들이 풋볼 경기 하나를 보겠다고 그 먼 거리를 오는 것이다.

기차도 없다. 버스도 없다. 오직 자가용으로만 올 수 있다.

 

수원과 마찬가지로, 경기 2시간 전부터 입장하여 최소 1시간 전부터 응원을 시작한다.

경기시간은 3시간이 조금 넘는데, 도합 4시간동안 10만명 전관중이 앉지 않고 계속해서 응원을 한다.

물론 독일의 서포터즈들이나 우리 지지자분들처럼 탐을 치고 목이 터져라 첸트를 반복하며 응원하진 않지만,

학생들부터 60~70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전부 다 일어서서 경기를 본다.

 

자본주의의 본고장, 미국답게 NFL부터 MLB, NBA까지, 스포츠가 프로화되고 선수들이 이적을 하면서 프로리그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니 시장 자본으로 따지면 NFL이 독보적 1등이겠다.

대학풋볼은 아마추어 정신을 훼손하지 않고자, NFL과 같은 프로선수들과는 달리 급여를 따로 받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넉넉한 장학금 정도만 있을뿐이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미국에서 가장 사람들이 사랑하는 스포츠는 바로 NCAA의 풋볼이다.

 

자본시장의 혜택을 받고자 대도시에만 듬성듬성 위치한 NFL과는 달리, 작은 동네에도 곳곳에 침투해있어서

지역민들에게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가장 열렬하게 응원하고, 가장 평균관중이 많은 스포츠.

경기가 이기면 그날 밤까지 파티를 벌이고, 경기에서 지면 분통이 터져 그 다음주 내내 일상생활이 제대로 안되는 스포츠.

그런 게 바로 스포츠가 아닐까 생각한다.

 

수원은 그런 스포츠 정신을 착실히 계승하고 있는 거 같아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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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풋볼인데 정작 플레이타임 중 대부분을 공을 손으로 잡고 패스하면서 뛰는 것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어떤 의견임??
식용축구 2일 전 @ 빅버드날개파닥파닥
이름 자체는 뭐 그닥 큰 의미가 없는 거 같아요. 저도 다른 미국인들이랑 농담으로 리얼풋볼, 페이크풋볼 하면서 놀리기도 하는데. 그냥 이름만 그럴 뿐 다른 거라고 보면 돼요.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생각하고요.
댓글
맨블해어 2일 전 @ 빅버드날개파닥파닥
근데 생각보다 발 쓰는 게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스포츠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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