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김현의 말을 되새길 때가 지금이다
"너네 승부욕 진짜 없어.
이기려는 팀 맞아?"
시즌이 막바지다.
결국 작년 이맘때와 비슷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는 시점이다.
겪어보니 이 단계에서는
물론 전술을 버리면 안 되지만
집중력, 의지, 체력이 관건인 듯하다.
승부욕 있는 선수들이 보고 싶다.
경기 종료 휘슬 울릴 때까지 쏟아붓는 선수들.
승리하지 못하면 자성하며 분노하는 선수들.
그리고 다음 경기의 승리를 열망하는 선수들.
경기에서 실수할 수 있다.
그 다음 순간부터 정신 차리면 된다.
한 경기 질 수 있다.
그 다음 경기부터 이기면 된다.
승부욕 없이 맥 풀리는 모습 그만 보고 싶다.
왜 정신 차리지 않고 계속 주도권 내주는지,
왜 한 경기 지면 초상집 같이 침울하기만 한지,
의지도 열망도 없는 그런 모습을 바라고
팬들이 그렇게 응원하고 돈 쓰는 게 아니다.
아름답게 이기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던 팀들도 이 단계에서는 그러기 어렵다.
전술이 원하는 대로 다 구현되면 좋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축구는 실수의 스포츠다.
상관없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뜯어먹어야지.
흔히 뭘 해서 돈 받는 걸 프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로의 어원은 돈벌이가 아니다.
프로의 어원은 수도자의 종신서약이다.
그 정도 각오도 없이 안일하게 뛴다면 티가 난다.
각오가 있는데도 그렇게 뛴다면 능력 부족이다.
승부욕 있게, 이기려는 팀답게,
이 경기에 다 쏟아부어 승리를 쟁취하고
그 다음 경기에서도 승리할 준비를 잘해야 한다.
수원의 열두 번째는 K리그 최강이지만
피치 위에서 직접 뛸 수 없는 사람들이다.
승부를 결정하는 것은 피치 위의 선수들이다.
제발 이기려는 모습, 이기는 모습 모두 보여줘.
지는 것도 쓰리지만 그보다 더 쓰린 건
이기려는 팀이라고 보기 어려운 모습들이다.
그런 꼴 보이지 말고 제발 악착 같이 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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