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R 성남전 원정 직관후기: 드디어 끝난 악몽
쏟아지는 비,
앰프 테러와 안전요원 미배치같은 구단의 원정석 박대,
이정협 선수의 거친 플레이,
우리 이상민 선수의 리그 첫 골을 축하할 수 없게 만들었던 패배,
그리고 그날부터 시작된 5월의 연패까지
지난 5월의 성남 원정은 저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기억이었습니다.
하필이면 직관메이트 없이 혼자 직관을 다니기 시작한 이랜드전부터
경기 종료 휘슬 후 짧게나마 침묵하게 만들었던 천안전까지,
연달아 승리를 거두지 못해서 내가 뭔가 이상한가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감독님의 천안전 직후 인터뷰를 보고 결국 길을 나서기는 했지만
이런저런 고민이 많은 상태로 했던 예매였습니다.
막상 가서는... 네, 뭐, 집관이든 직관이든 보셨던 대로였어요.
코어니까, 여기서 나도 목소리르 보태야만 하니까 응원을 하긴 했는데
별로 우산 펴서 돌릴 기분도 아니었긴 했습니다.
심지어 비기고 있는 후반전 중후반쯤에 상대의 응원석 부근 자리들에서 이르게 켜진 플래시를 보고
좀 긁혀있는 상태였어요.
그래도 그런 시간들 동안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이기제 선수의 골이 들어갔을 때 (...사실 공은 안 보였지만)
양 옆 모르는 분들과 어깨동무하고 오랜만에 오블라디도 불렀던 것 같습니다.
5월의 성남전 다녀오신 분들은 기억하실거에요.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고는 원정석 가까이에 잘 오지 못하던 선수들이 돌아서서 락커룸으로 향할 때
그들의 뒷모습이 초라하지 않도록 불렀던 응원가가 '수원 알레'였어요.
어제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팬들이 준 머플러를 잔뜩 들고 돌아갈 때
마지막으로 불렀던 응원가 역시 '수원 알레'였습니다.
저는 지난 성남전이 유독 서러웠는지, 수원 알레 부르는데 눈가가 시큰하더라고요.
아마 그 느낌은, 탄천에서 두 번씩이나 이 악물고 뛰었고
마찬가지로 그랬을 동료들과 함께 하였기에 느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 본 김상준 선수의 인터뷰에도 '악몽'이라는 단어가 등장하는 것을 보며,
선수들도 사실은 비슷한 기분이었구나 싶더라고요.
저는 부산전 예매도 마음에 드는 코어 자리로 끝냈고,
연차도 미리 질러두었습니다.
(...목요일의 제가 힘을 내주길 바라겠습니다)
다들 미르에서 뵈어요!
댓글 6
댓글 쓰기그떄는 염기훈이 고개숙이고 나갔었는데 (이후 5염패)
어제는 변버지가 웃으면서 나갈 수 있어서
그떄는 염기훈이 고개숙이고 나갔었는데 (이후 5염패)
어제는 변버지가 웃으면서 나갈 수 있어서
확실히 이런건 드라마틱하긴 하죠~!
기억하거든요
충남아산 개막전 때
"나의 마음에 환희를 또한번더 하얗게 눈 내리던 그날 처럼"으로 시작했는데
분명 리그 마지막 라운드 끝날 때 쯤 부를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