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 | GK에게는 다섯 번의 기회가 남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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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를 시작한 이래 줄곧 ‘푸른피’였던 만큼, 팀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프로팀 수원삼성의 경기도 다 챙겨본다. 이번 시즌 지옥과 천당을 오간 수원의 굴곡에 김정훈도 마음을 졸였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특히 극적이었다.

“수원에 9년 간 있었는데 수원삼성이 플레이오프까지 가는 건 처음 봤어요. 제가 보는 형들은 진짜 노력도 많이 하시는 분들이에요. 그걸 알기 때문에 더 조마조마했어요. 그냥 보기만 하는데도 제가 경기 뛰는 것 못지 않게 긴장됐고 더 간절하게 봤어요. 아무래도 마지막에 치른 안양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가장 극적이고 기억에 남아요. 연장전에서 막판에 (오)현규 형이 골을 넣었기 때문에 감동이 더 컸어요.”

“(그날) 오전에 대학교 면접이 있었어요. 면접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핸드폰 켜서 경기를 봤습니다. 밖에서 봤는데, 그 골이 들어가는 순간에는 진짜 좋아서 방방 뛰었어요. 제가 축구를 시작한 곳이 수원이고,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해준 팀이니까요. 수원은 저에게 거의 어머니, 아버지, 가족 같은 팀이에요. 항상 응원해왔죠.”

수원 유스팀에서 단계별로 승급하는 동안 김정훈은 빌드업과 경기 운영 능력이 좋은 골키퍼로 평가됐다.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기조에 따라 발 기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 동일 연령대 골키퍼 대부분이 그렇다. 

“포지션은 골키퍼지만 여기(수원 유스팀)에선 ‘필드 플레이어처럼 발 밑이 좋아야 한다’라고 배웠어요. 팀 스타일도 빌드업 기반이에요. 저도 그런 플레이에 익숙하고요. 경기 운영 능력도 장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골키퍼가 빌드업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공격을 시작할 때 상대는 10명이 압박한다고 볼 수 있어요. 우리팀이 그 압박을 풀어나가려면 수적으로 동률인 상황이 많겠죠. 그때 골키퍼라는 포지션에서 탈압박에 가담할 수 있다면 수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상황이 많아진다고 생각해요. 유스팀에서부터 익힌 내용이에요. 훈련에서도 이렇게 머리를 쓰면서 축구하는 법을 배웠어요.”

소속팀 매탄고의 고재윤 GK코치 역시 “정훈이의 강점은 빌드업과 경기 운영 능력”이라면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도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안정감을 주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무엇보다 성실합니다. 지도자들이 아쉬운 점에 대해 말하면 그걸 받아들이고 고치려고 해요. 공중볼 경합에서 밀려 실점하는 상황이 좀 있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지적하니까 본인이 인정을 하고 훈련으로 극복했어요. 하반기에는 공중볼에도 자신 있게 대처했습니다. 1, 2학년 때는 욕심이 앞서니까 경기장에서 감정 상태나 흥분을 표출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골키퍼는 냉정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더니 또 고치더라고요. 3학년 때는 본인이 감정을 컨트롤하면서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