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 몸상태 괜찮다는 가정하에 수원 오면 좋을거같은 이유가

흔히 "제공권"이라는 말 하나로 퉁치지만 제공권에도 여러가지 영역이 있음

1. 후방 빌드업 상황에 미들서드 이하 지역에서 롱볼을 따내고 거기서부터 공격을 시작하게 해주는 "뻥축구 빌드업을 위한 제공권"

2. 빌드업이 끝나고 파이널서드에서 상대 박스로 들어가는 페너트레이션 상황에 박스 안으로 붙인 롱볼을 받아 떨궈주는 "박스 안 제공권"

3. 크로스를 받아서 헤딩으로 집어넣는 제공권

제공권이 좋은 선수들 중에는 1~3번이 다 좋은 선수도 있지만 아닌 선수도 있음

예를 들면 제리치는 강원시절에도 1번은 별로였지만 2,3번은 극강이었던 선수

전성기 김신욱은 1번도 못하는건 아니지만 2,3번 능력이 진짜 강점인 선수였음

개인적으로 몸상태만 괜찮다면 김신욱이 수원에 와서 가장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2번임

작년 병근볼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우리팀은 상대 압박을 이겨내는 후방빌드업 뿐만 아니라 내려앉은 상대의 좁은 공간을 공략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최악의 실력을 가지고 있음..

대구나 강원같이 541 형태로 좁게 내려 앉는 팀들 상대로 중앙돌파나 전환플레이는 물론이고 급조된 사이드 숫자싸움을 시도하더라도 그 퀄리티가 워낙 빈약해서 상대 수비를 효과적으로 뚫어내지 못했음

이게 이병근 감독 대구시절 경기 패턴 및 우리팀에 와서도 꾸준히 에드가를 원한 사실과 일맥상통함

이병근 감독 시절 대구는 지공 상황에 들어가면 세련된 숫자싸움 전술이나 복잡한 패턴플레이보다는 심플하게 에드가를 향해 퍼올리는 롱볼을 중심으로 경기했는데 그건 에드가가 박스 안에서 그 롱볼을 가슴 트래핑으로 잡아놓거나 동료에게 떨궈주는 성공률이 말도 안되게 높아서 가능했던 방식이었음

그런 패턴이 아예 팀 시스템으로 자리잡으면서 다른 선수들도 복잡한 생각 없이 심플하게 자기 역할에만 집중하면서 뛰었던게 이병근 시절 대구의 모습이었지

그리고 에드가 못지않게 박스 안으로 심플하게 올려주는 롱볼을 받아내는데 일가견이 있는게 전성기 김신욱임

옛날 최강희 시절 매북 경기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그때 매북도 파이널 서드 페너트레이션에 있어서만큼은 단순무식한 방식으로 경기하는 팀이었음

리그 탑 장신 공격수들 모아서 박스안에 욱여넣고 상대 수비가 실수할 때까지 계속 롱볼 올리는

(잘 모르는 사람들은 네이버에 있는 2018년 아챔 8강 매북전 한번 보길 추천함)

그때 대구의 에드가랑 같은 역할을 매북에서 했던게 김신욱이고 김신욱 존재 하나만으로도 상대 수비수들은 극도로 긴장하면서 박스 안 수비에 신경 쓸 수밖에 없었음...

쓸데없이 글이 길었는데 아무튼 코칭스탭이 복잡다난한 패턴 플레이나 숫자싸움을 생략하고 박스 안에 욱여넣어서라도 작년에 뚫지 못했던 상대 밀집 수비를 뚫기 원한다면 몸상태 좋은 김신욱은 꽤 괜찮은 옵션이 될거라는 생각임

근데 김신욱만 영입해서는 안되고 분명히 1옵션 영입이 먼저 있고 김신욱은 추가 영입이어야 함

안병준 김신욱 체제로 스트라이커 라인을 끌고가면 전방 에너지레벨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