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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2022 월드컵으로 알아본 현대 축구의 흐름 (feat 수원축구의 지향점은?)

조회 수 418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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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신속배달


형들 안녕 오늘도 게시판 터질수도 있는 이야기를 싸들고 와봤어.


고백컨대 나는 축구를 경기장 2층이 아니라 터치라인에서 (주전자 들고 ㅋㅋㅋ) 보는게 더 익숙한 사람임. 그마저도 이 악물며 목숨걸고 공 찬것도 이제 10년 전의 일이고. 그래서 멋있는 바둑돌 그래픽으로 축구 표현하는 법이나 고급진 기술어휘는 몰라. 그 점 양해 부탁바래.


지난 월드컵을 보면서 인상깊은 점이 몇가지 있어서 피파 기술위원회 발표를 두어번 돌려봤어. 거기에서 주목하고 설명한 축구 트렌드 변화를 부족하나마 정리해볼까 해.



1) 수비전술의 변화


지난 10여년 동안은 개인의 기술을 앞세운 점유율 축구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팀들이 수비라인을 한껏 내린 밀집대형을 선호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런 밀집대형이 많이 사라지고, 라인을 올리되 좀 더 촘촘한 기동력 있는 수비대형을 들고온게 확인돼.이 수비대형의 특징을 짚자면:


1) 기존보다 한결 높은 수비라인

2) 훨씬 더 좁은 수비간격

3) 중앙 돌파를 막기 위해 중앙에 밀집하지만, 공을 기준점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대형


이라고 보고 있음.


이런 수비대형의 의도는 상대팀 중앙 미드필드의 역할을 축소하고, 포워드 발밑으로 배달되는 볼을 차단하는게 제 1 의도라고 해. 따라 중앙공격수가 경기에 영향력을 끼치는 빈도, 그리고 득점찬스를 맞는 빈도도 확연히 줄어들었어.


2) 측면중심 공격작업


이런 수비 트렌드에 따라 월드컵에 참가한 팀들의 페널티 박스 정면 (이른바 파이널 써드)로 직접 진입하는 빈도가 확연히 낮아졌어. 덧붙여, 박스 박 중서리 슛 빈도가 지난 월디컵 대비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해. 중거리슛을 통한 기습적인 득점, 그리고 중앙돌파를 허용해서 일어나는 실점위기를 막기 위해 중앙 밀집대형을 선보였기 때문에 몹시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음.

그래서 공격작업시 측면을 통한 공격전개가 몹시 중요해졌어. 밀집대형을 피해:


1) 박스 밖 측면 (이른바, 와이드 채널)로 진입하는 빈도가 높아졌고

2) 여기에서 1대1 대결을 통한 와이드 채널 크로스가 제일 효율적인 득점원이었어.


또, 그랬기 때문에 많은 팀들이 측면중심 공격으로 측면에 과부하를 만들어 득점찬스를 노렸기 때문에 파이널 서드에서 볼을 받을 선수가 적었다고 해.


3) 공격 빌드업 트렌드의 변화


공격작업시 전방압박 파훼와 수비라인을 깨기 위한 롱볼의 빈도가 확연히 늘어났고, 월드컵에서도 득점찬스는 차분히 쌓아올리는 찬스보다는 폭발적인 쇄도를 통해 만든 찬스가 더 주효했다고 분석하고 있어. 따라 빠른 패스를 통한 점유율 유지는 팀이 득점을 할 수 있을때만 유효했고, 그게 불가능할 시 빠른 공격전환, 그리고 1대1 대결을 통해 득점찬스를 만들어 내는게 몹시 효과적이었다고 해.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수들이 1대1 대결보다는 점유율 유지를 더 우선시한다는 경향이 있었어. 특히 측면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와 1대1 상황을 맞았을 시, 1대1 대결을 시도하기보단 후방으로의 패스, 또는 전방 다른 선수에세 패스를 하며 점유율 유지 그 자체에 집중했다고 함. 피파는 1대1 대결을 통해 결정적 찬스가 나온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트렌드는 조금 우려스럽다고 하네.


마지막으로, 탈 전방압박을 위한 팀의 롱볼 전개능력이 몹시 중요해졌어. 교체선수가 3명에서 5명으로 늘어나 플레이 강도를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는 점, 그리고 중앙 밀집대형으로 인해 미드필드에서 치열한 점유율 다툼이 일어나기 때문에 빠른 판단을 통해 적재적소에 롱볼을 보내 탈압박을 하고, 공격적인 쇄도를 만들어내는게 예전보다 더욱 중요해졌다고 해.


따라 이번 월드컵에서는 골키퍼의 필드 플레이어 역할이 과거 대비 몹시 중요해졌어. 예전에도 노이어와 같이 필드플레이어와 같이 움직이는 골키퍼들이 주목받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전보다 더 많은 팀들이 골키퍼가 후방 빌드업 상황에서 공격 방향전환에 관여하고, 또 앞으로 한껏 올라간 밀집 수비대형의 뒷공간을 책임지는, 마치 필드 플레이어와 같은 역할을 했어.



K리그팀 축구의 지향점, 그리고 '주도적인 축구'의 뜻


2022 월드컵이 보여준 현대축구의 트렌드는 사실 이걸로 축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1) 좀 더 기동적인 축구

2) 폭발력과 도전적인 정신이 가미된 공격전개

3) 중앙공간 통제, 그리고 그걸 파훼하기 위한 측면 과부화


물론 우리네 축구는 아직도 수비라인을 한껏 내리고 하프라인 아래에서나 압박을 시도하는 엽기적인 축구기 때문에 ㅋㅋㅋ 피파가 정리한 선진축구의 트렌드를 그대로 접목하기엔 좀 어렵다고 생각해. 최상위 레벨에서는 전방압박을 파훼하기 위한 롱볼이 중요하지만, 우리는 후방에 두텁게 쌓아올린 수비라인을 뚫기 위한 조직적인 패스 작업이 더 중요해보이는 실정이니까.


다만 크리그 트렌드가 피파 기술위원회가 짚은 대로 바뀐다면, 후방을 노리는 측면지향 역습축구, 중미와 윙백의 측면 공격가담을 통한 측면 과부화, 그리고 중원에서 시도되는 치열한 압박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점유율에 무게를 뒀던 근래의 축구보다는, 좀 더 자유롭고 날것에 가까운 클래식한 축구 패턴이 돌아온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심지어 기술위원회 프레스 미팅에서 클린스만은 "이제 매우 적게 올 찬스를 마무리할 수 있는 9번 공격수가 중요해졌다"고 얘기해. 요즘 핫한 윙백도, 과거에 팀의 꽃이라 불린 미드필더가 아닌, 쌍팔년도에나 나왔을법한 발언이 2022년에 나온거지 ㅋㅋㅋ


(이제 게시판 터질만한 의견 들어간다) 그렇다면 요즘 유행하는, 결국 우리 병근이형도 캐치해버린 '주도적인 축구'가 과연 어떤 것일까도 한번 고민해 볼만 해.


점유율의 중요성이 떨어지고, 폭발력 있는 날것의 공격의 중요성이 주목받는 지금, 나는 주도적인 축구는 점유율 유지도, 지속적인 공격시도도 아닌, "팀이 목표하는 경기운영을 계속 유지하는 테세"라고 생각해. 점유율 다 내준 선수비 후 역습 축구던, 점유율 독점을 통해 상대를 셧다운시키는 점유율 중심 축구던, 숏패스던 롱패스던 팀이 원하는 그림을 90분 내내 관철시키는 축구가 주도적인 축구 아닐까 생각해.


예를 들자면: 벤투호는 선수조합에 변화가 있을지언정, 센터백 둘을 넓게 배치해 정우영, 황인범이 네모 빌드업 대형을 만들고, 오버래핑 들어가는 측면 선수들에게 내주는 그림은 우루과이전부터 브라질전까지 크게 바뀌지 않았어. 측면에서 흔들고, 과감한 좌우전환을 통해 찬스를 만드는 축구를 매경기 유지한 셈이지. 점유율이나 찬스메이킹 면에서 항상 대등하지 않으면 압도하는 축구를 했고.


그런 반면, 2018년 신태용호는 독일전 당시 오버래핑 후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윙백에 대비하기 위해 윙어 둘을 아예 우리 진영 와이드 채널까지 수비가담 시키고, 볼 운반이 가능한 선수들 중심으로 빠르게 역습을 전개해 득점찬스를 노리는 그림을 90분 내내 유지했었어. 그걸 통해 독일 공격을 확실히 막아내며 2-0 승리를 거두는 성과를 냈고. 우리가 경기를 주도해 상대의 자멸을 유도한거라 생각함.


이 둘다 궁극적으로 한국이 원한 축구를 주도적으로 했다고 생각해. 경기중 상대 대응에 흔들리지 않고 "난 이런 축구를 할거다"를 끝까지 관철해버린 사례니까. 물론 보기엔 벤투호가 더 보기 좋았지만 ㅋㅋ


이런 뻔뻔한 축구를 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건 뭘까? 나는 결국 돌고 돌아 선수의 마음가짐, 그리고 정신력이라고 생각해. 아무리 감독이 지시를 해도 선수가 지시를 이행하는데 부담감을 느끼면 피파 기술위가 지적한대로 "1대1 대결이 필요한 상황에 점유율 확보를 위해 패스를 해버리는" 상황이 나와버리니까. 선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을 하고 실패를 감수해가며 야생적인, 보기 즐거운 축구를 선보여야 한다는 정신무장, 그리고 일정수준의 뻔뻔함이 정말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함. 

어쩌면 (몇몇 형들이 반 농담으로 지적했듯) 그런 정신력을 만들어주기 위해 팀에 전담 심리상담사가 있으면 어떻까 싶기도 하고.


그리고 선수들이 어깨에 진 부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선 경기장에서 지켜보는 우리들도 경기 중 저지르는 잔실수나 판단미스는 어느정도 눈감아주고 장점을 먼저 봐 줘야하지 않을까? 우리 선수들이 좀 더 '주도적인 축구'를 선보이기 위해 안전빵 플레이엔 한숨을 쉬어주고, 도전적인 플레이엔 (성공여부와 관계없이) 박수를 보내주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반박시 형들 말이 맞을 가능성 다분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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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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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벡스 23.02.23. 21:36
피파 월드컵 트렌드 통계 보면 재밌는 거 은근 많드라
댓글
만두신속배달 23.02.23. 21:45 @ D.벡스
ㅇㅇ 요즘 더 세분화된 통계도 정말 좋고, 또 월드컵 중 미디어 데이때 축구 최고 전문가들이 분석을 통해 트렌드를 해설해주는 것도 정말 유익하고 좋았음. 차두리 은근 기술적인 지식이 뛰어나더라 ㅋㅋ

또 이 사람들이 월드컵을 보며 캐치한 트렌드와 우리네 전문가들이 아직도 논하고 있는 축구 트렌드를 비교하면… 언어 장벽 때문인지, 아니면 공부가 늦은 탓인지 갭이 느껴지는게 아쉽기도 하고. 우리는 이제야 점유중심 축구 (“빌드업 축구” ㅋ) 를 현장에 접목하기 시작했는데, 저 사람들은 그 트렌드가 지나갔음을, 미래는 이럴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걸 보니 뭔가 좀...
맽구리 23.02.24. 09:16
스포츠에 당연히 정신력도 중요함
근데 여기 형들이 무지성으로 화내는건 아닌게 전술의 미완성적인 부분을 정신력으로 메꾸려고하는게 토너먼트전 하는것도 아닌 리그돌리는 감독이 할 소리는 아닌거같아서 그랬던거같아 ㅠㅠ
나도 정신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조금더 선수들이 납득할만한 자세한 전술적인 코칭부분이 보완되면(특정상황움직임이라던지 소규모 부분전술이라던지...) 좋은 결과 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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