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랑문학) 원정대장의 첫사랑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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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참고...
U15 경기 서포팅하고 집에와서 씻고.. 빨래돌리며 끄적여보는 3탄...
아마 이게 마지막이 될듯...?
하튼 그날 경기에 선발출전해서 포수마스크를 딱 쓰고 앉았는데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어
보통 야구에서는 포수를 보고 그라운드의 사령관이라 부르거든?
물론 벤치에서 작전지시가 나오긴 하는데, 상황에 따라 수비 위치에 변화를 주는건 벤치보다는 포수가 더 정확할때도 있단 말이야.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고 수비위치를 조금조금씩 바꿔봤는데 예상외로 딱딱딱 퍼즐 맞추듯이 잘 들어맞았어. 팀 분위기가 아주 좋았었지
그리고 내 첫번째 타석에서 일이 터졌어
공에 맞은거야.. 하필 왼쪽 무릎 바로 위쪽을 강하게 맞아서 그 자리에 쓰러지고 구급차 들어오고 양쪽 벤치 감코진들 다 뛰어나오고 한 3분정도 경기가 중단이 됐던것 같아. 도저히 일어날수가 없었거든
근데 그날은 절대 내가 빠지면 안되는 날이라는걸 자각하고 이악물고 괜찮다고 뛸수있다고 뛸거라고 쌩난리 부르스 고집을 다 피웠지 보통 이런경우는 뛸 수 있다해도 선수 보호차원에서 당연히 강제로 교체를 하긴 하는데, 내가 엉엉 울면서 꼭 뛸거라고 개난리를 쳤어
실제로 조금 지나니까 괜찮아지긴 하더라
관중석 보니까 우리 엄마아빠는 충격먹어서 당장이라도 내려올 표정이고, 그 친구는 입틀막하고 걱정하고 있고
괜찮다고 그 자리에서 방방 점프하면서 계속 어필을 했고 감독은 도저히 안되면 얘기하라하고 들어갔지
그리고 출루해서 득점없이 이닝종료..
다시 장비차고 앉으니까 의외로 살만은 한것 같아서 스트레칭 좀 하고 경기를 계속 이어갔고
두번째 타석때 안타, 세번째 타석때 삼진
마지막 네번째 타석이 왔는데 하필 한가운데 실투가 초구부터 들어오더라
배트에 공이 맞는 순간 직감했어, 보통 홈런성 타구는 손에 아무런 진동이 없어서 대충 예상이 가능하거든
홈런이구나.
직감대로 공에 힘이 제대로 실려서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쳐내고 만거지
벤치도 관중석도 난리가 났고 세레머니를 할 순 없었기에 묵묵히 그라운드를 돌아서 홈을 밟았지
그때 온몸에 힘이 풀려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독한테 너무 아프다고 도저히 못하겠다고 교체해달라고 사정사정해서 교체..
경기는 5대 4 우리의 승리로 끝났고, 거의 기어가다싶이 버스타고 학교로 가면서 그 친구한테 카톡을 했지
'홈런쳤다. 많이 좋아한다'
바로 답장이 오대?
'진짜 일찍도 말한다 몰라 오빠 진짜 짜증나'
ㅋ.. 그렇게 열여섯, 열다섯 남자와 여자의 서로의 첫사랑이 이뤄지는 순간이었고
4년을 한번의 싸움과 헤어짐없이 잘 만나서 이쁘게 사랑했던것 같아.
물론 내가 영장나와서 그 친구가 나를 기다리는게 미안하고 싫어서 헤어지자 하고 좋게 이별했지만
지금도 생각은 많이 나
어른들이 그러시더라고 '남자의 첫사랑은 무덤까지 간다'고
난 지금도 사회인야구를 가끔 하지만,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내 모든 야구유니폼 등번호는 43번이야.
그 친구 생일이 4월 3일이거든 ㅋ
바꿀법도 한데 딱히 바꾸고 싶지도 않고...
지금은 연락이 끊긴지는 꽤 됐어
SNS를 하는 친구가 아니라서 찾을 방법도 마땅히 없고..
어딘가에서 누군가한테 사랑 듬뿍 받으면서 예쁘게 지내고 있겠지?
그냥 심심해서 연재해본 첫사랑 똥글인데 관심갖고 읽어준 형들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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